채소 안먹는 아이 요리실습으로 입맛 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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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채소를 먹지않는 아이들의 식습관을 바꾸려면 요리실습을 하게하라.」채소기피가 어린이 성인병유발등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일선국민학교 영양사가 채소기피 어린이에게 채소를 먹게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화제다.화제의 주인 공은 「채소기피 아동에 대한 영양교육 효과」란 논문으로 최근 수원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이견숙(李堅淑.34.산본국민학교 영양사)씨.李씨는 前직장인 경기도 화성군의 비봉국민학교 어린이를 대상,영양교육을 실시한 결과를 토대로 이번에 석 사학위논문을 제출해 채소기피 어린이들에 대한 영양교육의 방법.효과등을 제시하고 있다. 李씨는 국교4,5,6년생중 채소류에 대한 기호도가 매우 낮은 45명의 어린이를 선발,이를 세그룹으로 나눠 영양교육을 실시했다.각기 15명씩 나눠 아동교육군.어머니교육군.대조군으로 분류했다.
이들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아무런 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대조군에서는 여전히 채소를 기피하는 정도가 같았으나 어머니를 교육시킨 그룹과 직접 어린이를 교육한 아동교육군에서는 기호도의 향상이 뚜렷이 나타났다.특히 아동교육군에서는 큰 변 화를 보여 고추.호박.도라지.버섯등에서 기호도가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리 이론적으로 설명해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던 아이들이VTR를 보여주고 놀이기구를 통한 게임도 함께 하면서 교육을 하니까 훨씬 빨리 반응을 보이더군요.특히 아이들과 직접 햄버거요리를 하면서 양파.당근등 야채를 먹어야하는 이 유를 설명해주니까 재미있어 하며 채소를 하나도 남기지않고 모두 먹더군요.』4주간에 걸친 영양교육을 해본결과 李씨는 무엇보다 실습.체험학습이 가장 효과적임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불과 10년전만해도 고기를 안먹는 아이들이 많아 이를 설득.교육하느라 힘들었습니다.그러나 요즘은 거꾸로 채소를 먹지않는 아이들 때문에 큰 걱정입니다.』 소시지.햄등을 반찬으로 올리면 찌꺼기가 하나도 나오지 않는 반면 시금치무침.근대국.된장국등이 올라가면 예외없이 절반이상이 고스란히 남는다고 실상을 전하는 그는 어릴적식습관은 평생 입맛을 좌우할 뿐아니라 어린이의 성장발육과 건강유 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가정과 학교에서의 영양교육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李씨는 채소에 어린이의 입맛이 익숙해지게 하려면 어린이와 함께 요리를 직접 만들어보라고 권유한다.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함께 만들면서 각 식품에는 어떤 영양소가 들어있는지를 가르치고,왜 모든 음식을 고루 먹어야 하는지를 이해시키 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이가 날무렵부터 오이.당근등 채소를 썰어줘 빨아먹게 하거나 가지고 놀도록해 자연스레 채소맛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방법도이용해 볼만하다.엄마와 함께 지점토로 된 채소모형으로 영양소 분류게임을 하거나 채소그림을 이용한 퍼즐게임등을 하는 것도 채소기피를 막는 한 방법.
이밖에 VTR등을 통한 영상교육을 하거나 아이들이 즐겨먹는 햄버거.달걀찜등에 잘 먹지않는 채소를 잘게 썰어넣는등 조리법을달리하는 것도 채소기피를 고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가정뿐 아니라 학교에서 정규적으로 영양교육을 할 수 있도록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 李씨는 보건전문대와 방송통신대학(가정학과)을 졸업,82년 백령도의 사곳국민학교를 시작으로 급식 국민학교의 영양사로 일해오고 있다.
〈李貞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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