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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로기쁨찾자>르완다 난민촌 한국봉사단 4信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자이르 무궁가의 르완다 난민촌캠프 맞은 편에 있는 화산 꼭대기에서는 매일같이 연기가 자욱하게 솟아 오른다.
화산 뒤편으로 용암이 조금씩 흘러내린다는 말이 전해지면서 무궁가 캠프의 난민들은 불안하다.그러나 마땅하게 갈곳이 없는 이들 25만명의 난민에게는 화산폭발의 위험보다 당장 생명을 위협하는 콜레라.이질등 질병이 더 걱정이다.
국제 구호단체들이 캠프 이곳저곳에 설치한 진료소 앞에서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몇시간씩 기다리는 난민들 모습을 쉽게 볼 수있다. 이곳 무궁가 난민캠프에서 한달째 진료활동을 벌이고 있는「세계 의사들의 모임」(MEDECINS DU MO- NDE)의진료팀장인 프랑스의사 브루노 호엔(35)은 쉴 짬이 없다.하루5백명씩 밀려드는 환자들과 상태가 극히 안좋아 임시 텐트 병실에 입원한 2백60명의 난민들을 의사.간호사등 의료진 20여명과 함께 돌보고 있기 때문이다.
『콜레라에 걸린지 수시간만에 숨지는 난민들을 살려낸다는 것은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이질등 각종 질병이 만연해 있고 주변환경도 최악입니다.』 호엔은 입원환자들의 치유가능성에 대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르완다 난민들이 수십만명씩 몰려 있는 무궁가.키붐바.카탈레 등지의 난민촌 캠프에서 의료.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는 국제 민간단체는 10여개에 이른다.「세계 의사들의 모임」외에「국경없는 의사들의 모임」(MEDECINS SANS FRON TIERE)과 CARE,GOAL등 여러 나라들이 모여 만든 이들 의료.구호단체는 단체마다 몇명에서 1백여명씩 되는 요원들이 난민들을 위해 활동중이다.
국제구호단체의 깃발 아래 일하고 있는 이들은 주로 보수없이 스스로 활동하면서 르완다 사태같은 긴급구호때마다 현지인들을 자원봉사자로 채용한다.구호물자의 경우 단체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나 모금 또는 정부의 잉여농산물을 지원받아 마련하 거나 제약회사들로부터 무료 또는 정가의 10%미만으로 제공받는 의약품을 활용하고 있다.그러나 난민들 수에 비해 구호요원과 구호물자는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이웃사랑회와 한양대 의료진이 난민들을 돌보고 있는 루가리난민촌이나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의료진이 활동하고 있는 블렝가 난민촌이 바로 이런 곳들이다.한국 자원의료봉사단의 활동은 그래서 난민들과 국제구호단체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 고 있다.
무궁가 난민캠프에서 한달간의 의료활동을 마치고 간호사인 부인과 함께 귀국길에 오른 일본의사 네모토 요시카쓰(41.根本佳和)는 의사.간호사등 16명으로 구성된 한국의료진이 대거 파견된데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난민들을 치료할 의사.간호사가 절대 부족하다.이곳에 한국 의료진이 온 것은 난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속한 국제진료단체인「세계 의사협회」(AMDA.Association for Medical Doctors for All)는 10여년전 도쿄(東京)에서 일본 주도로 필리핀.네팔등아시아국가 의사들이 참여해 만든 민간단체로 그동안 캄보디아.보스니아등지에서 의료활동을 펴왔다는 것이 네모토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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