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 남북 공동방역 제의-강영훈韓赤총재 의약품 무상제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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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강영훈(姜英勳)대한적십자사 총재는 3일 북한지역에 확산되고 있는 콜레라 퇴치와 방역을 위해 남북이 공동으로 대처해 나가자고 공식 제의했다.
姜총재는 이날 오후 5시 적십자사 회의실에서 서상목(徐相穆)보사부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표한 성명에서 콜레라 퇴치와 방역을 위해 북한에서 필요한 의약품을 무상으로 제공할 용의가 있다면서 이같이 제의했다.
姜총재는『콜레라가 동북아 지역에서 확산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고 우리 민족이 무서운 전염병으로 고통받는 일을 막기 위해 우선 필요한 의약품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알린다』면서『북한 적십자사측의 긍정적인 호응이 있기를 기대한다 』고 덧붙였다. 적십자사가 북한측의 재난과 관련,의약품 제공용의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적십자사는 북한측이 공동방역사업에 응할 경우에 대비,콜레라 치료제인 테트라사이클린 항생제및 수액 각 5천명분,실내와 옥외소독약 20만가구분등 모두 4억8천만원 상당의 의약품을 준비해놓고 있다.
재해발생과 관련,적십자사를 통한 남북간의 물품지원은 84년 가을한차례 이루어졌는데 당시 北赤이 남쪽의 수재민에 대해 구호물자를 공급할 것을 제의해와 韓赤측이 쌀 5만섬,시멘트 10만t,붕대등 기초의약품을 무상으로 제공받은 바 있다.
한편 徐장관은『韓赤의 이번 제의는 남북간 정치.군사문제와 무관한 순수 인도주의 정신에서 나온 것으로 적극 찬성한다』고 말했다.徐장관은 이어『84년 북한이 우리에게 수재물자를 제공해 남북관계개선에 크게 기여했듯이 이번 우리측의 제의 를 북한이 순수하게 받아들임으로써 지금의 남북관계를 보다 발전시켜 나가는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金泳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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