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잘못 알려진 감기상식-감기약 먹는다고 꼭 예방은 안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겨울 새벽과 여름 한낮을 연상시키는 전형적인 가을날씨다.이처럼 일교차가 심할수록 아침에 일어날 때 목이 따갑고 아프거나 기침.콧물 등 감기가 말썽을 부리게 마련이다.그러나 감기에 대해서만큼 잘못 알려진 의학상식도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의사들의 지적이다.서울대의대 유태우(柳泰宇.가정의학과).오명돈(吳明燉.감염내과)교수의 도움말로 올바른 감기상식을 알아 본다.
◇감기는 추운 날씨 때문에 걸린다=추운 날씨는 감기의 간접적원인에 불과하다.감기는 감기바이러스 때문에 걸리는 일종의 전염병이다.따라서 너무 추워 감기바이러스가 생존하지 못하는 남극에선 오히려 감기가 없으며 한여름에도 면역력이 떨 어지면 감기에걸릴 수 있는 것이다.
◇감기바이러스는 주로 감기환자의 기침을 통해 전염된다=초가을이나 늦봄에 유행하는 감기는 많은 감기바이러스 중에서도 라이노바이러스가 주원인이다.이 바이러스는 기침이나 재채기보다 손을 통해 전염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감기환자가 코 를 풀거나 눈을 만지는 과정에서 손에 묻은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에게 옮겨지는 것이다.손에 묻은 라이노바이러스는 4시간이나 생존이 가능하므로 유행시기에는 환자와의 악수를삼가거나 환자의 손길이 닿는 물건(예:손잡이)과의 접촉을 피하고 외출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도록 한다.어린이 감기환자의 경우 코를 후비지 말도록 교육하고 손을 자주 씻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감기중에는 기침으로 전염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으며 주로 한겨울 감기에 이런 유형이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인플루엔자 예방백신을 맞으면 감기가 예방된다=인플루엔자는 독감을 의미하며 독감과 감기는 전혀 다른 질병이다.따라서 인플루엔자백신을 맞아도 감기에 걸릴 수 있다.감기에는 예방백신이 없다. 인플루엔자백신의 주접종대상이 잘못된 것도 문제다.
전체접종의 90%이상을 어린이들이 차지할 정도로 어린이접종이많으나 실은 노인이나 만성폐질환을 앓는 성인이 주요 접종대상이므로 이들은 한겨울 독감유행에 대비해 이맘때쯤 접종해야 한다.
◇목욕 직후 외출은 감기에 걸리기 쉬우므로 삼가야 한다=미지근한 물로 하는 샤워 직후의 외출은 체온을 빼앗아 감기에 걸리게 하기 쉽다.그러나 뜨거운 물로 하는 욕조목욕은 오히려 체열발산작용을 일으키므로 감기를 두려워해 외출을 삼갈 필요는 없다. ◇몸이 으슬으슬할 때 감기약을 미리 먹으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시판중인 감기약은 발열.두통.기침.콧물 등 감기의 증상만을 완화시키는 작용을 지닐 뿐 감기바이러스 자체의 퇴치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따라서 미리 감기약을 복용 한다고 감기예방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감기약의 남용이 문제다.스트레스나 과로.흡연 등 감기유발원인은 그대로 둔 채 감기약에만 의존하게 되면 자칫 오래 끄는 감기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감기치료엔 주사가 최고라는 인식도 잘못된 의학상식이다.주사제는 먹는 약에 비해 작용시간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으나 그만큼 부작용의 우려도 있으며 성분자체도 먹는 약과 대동소이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洪慧杰기자.의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