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공부] 수능 이후 고삐를 조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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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은 이제 자신이 받은 점수를 토대로 정시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 수험생들이 입시기관이 내놓은 대학 지원 자료를 보면서 지원할 대학을 고르고 있다. [중앙포토]

대학수학능력시험은 15일 끝나지만 본격적인 대입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수험생들은 아직은 긴장을 늦추지 말고 차분하게 자신의 유·불리를 따져 최선의 대입 전략을 짜야 한다.

 수능 이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가채점이다. 대략적인 점수를 파악하고 정시지원 전략을 짜야 하기 때문이다. 수시 2학기 모집에 지원했던 학생들도 수능 가채점 점수에 따라 등급을 예측해 수시합격 가능성을 가늠해본 뒤 정시 준비를 할지 결정해야 한다.

 수험생들은 시험 시간에 수험표 뒷면에 적어온 영역별 답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공개한 정답과 비교해 채점할 수 있다. 미처 답안을 적어오지 못한 수험생은 각 입시기관의 온라인사이트나 교육방송(EBS) 등이 준비한 2008학년도 수능 분석 방송을 시청하며 자신이 써낸 답안을 기억해 내는 방식으로 가채점을 하면 된다.

 가채점 이후에는 영역별 등급을 체크해야 한다. 올해부터 수능이 등급제로 바뀌어 원점수에 따라 영역별로 부여되는 등급이 중요해졌다. 올해는 각 대학들이 지원자의 표준점수나 백분위 자료를 활용하지 못하는 대신 영역마다 등급별 점수를 매겨 전형자료로 쓰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음달 12일 수능성적표가 통지되기 전까지는 각 입시기관의 분석 자료를 통해 등급 커트라인 점수를 예측해 정시지원 전략을 짜고 대학별 고사를 준비하는 게 좋다. 또 시교육청과 입시기관들이 마련한 입시설명회나 진학 자료도 적극 활용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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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청·입시기관 등급컷 예측 서비스=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산하 진학지도지원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능 등급 구분점수(등급컷)를 예측해 발표하기로 했다. 26일 고3 교사 대상 진학지도 설명회 때 예상 등급컷을 발표하고 다음달 4, 5일에는 학생·학부모 대상 입시설명회도 열기로 했다. 지난해의 경우 수능 성적이 발표된 이후 현직 교사들로 이뤄진 진학지도지원단이 예측한 영역별 등급컷이 시중 입시기관의 예측 점수보다 정확도가 높았던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됐었다. (본지 2006년 12월 14일자 1면). 이남렬 교육연구정보원 교육연구사는 “올해는 서울 지역 고3 수험생 12만 명 모두에게 대학별 입시요강 자료집과 정시지원 전략 가이드북을 나눠줄 계획”이라며 “학부모 대상 자료집도 따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시중 입시기관들은 수능 시험 당일부터 등급컷 예측 서비스를 시작한다. 입시분석 전문가들이 수능 시험의 난이도, 과거 수능 모의고사의 등급컷, 자체 모집한 표본집단의 성적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등급컷을 예측해 15일 저녁부터 발표할 예정이다. 동시에 해당 사이트에 접속한 수험생들이 입력한 영역별 가채점 점수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등급컷 예상치를 꾸준히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수험생들은 대부분의 입시기관 온라인 사이트에서 답안 입력 때 자동 채점, 예상 등급 확인, 지원 가능 대학 모의지원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대학별로 내신성적 반영 방식에 맞춰 내신성적을 산출하는 서비스도 대부분 무료로 제공된다. 그러나 대학별 모집단위별 예상 등급컷 정보나 수험생의 내신·수능 점수에 따른 개인 맞춤형 지원전략 서비스 등 자세한 정보 서비스는 유료다.<표 참조>

 ◆수능 후 기말고사와 정시지원 준비=전국 대부분의 고교가 수능 시험 이후 일주일 내에 고3 마지막 기말고사를 치를 예정이다. 많은 대학이 정시에서 3학년 학생부 성적을 50% 가량 반영하기 때문에 이번 기말고사는 끝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분석실장은 “2007학년도까지는 대학들이 내신성적을 평어로 반영해 내신이 큰 변수가 아니었지만 올해는 원점수·평균·표준편차와 석차 등급을 전형자료로 활용하기 때문에 영향력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 기말고사인 만큼 아쉬움이 없도록 준비해 고3 생활을 마무리하도록 한다.

 

기말고사를 마친 후엔 대학별 고사를 준비할 차례다. 수시 2학기에 지원한 수험생들은 수능시험 이후로 미뤄뒀던 대학별 고사 대비 전략을 마지막으로 점검해야 한다. 정시 지원자들은 자신의 예상 등급에 따라 지원 가능한 대학을 3~5개 추린 후 해당 대학들이 논술·구술면접·학업적성검사 중 무엇을 요구하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대학들이 올해 실시한 2008학년도 대비 모의논술 고사 문제와 최근 3년 이내 기출문제 등을 다시 살펴보며 그동안 무뎌졌던 논술 감각을 살려둬야 한다. 정해진 시간내에 문제가 요구한 분량의 글을 완결성 있게 써내는 기본적인 훈련부터 주어진 자료나 제시문을 비판적·창의적으로 재해석·재가공하는 연습 등을 집중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무조건 학원부터 찾기보다는 일단 논술에 대한 두려움부터 없애고 이미 공개된 자료를 충분히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구술면접은 캠코더나 휴대전화 동영상 촬영기능을 이용해 실전 연습을 할 수 있다. 이미 끝난 수능 시험의 기억을 빨리 털고 남은 시험에 철저히 대비하는 것만이 포스트 수능 시즌을 현명하게 보내는 길이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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