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회 법사위 청문회는 첫날부터 파행으로 얼룩졌다. 열린우리당은 회의장을 점거한 뒤 청문회 진행을 물리적으로 막았다. 의원들 간엔 고성과 독설이 오갔다.
◇열린우리당 실력 저지=회의 시작 10분 전인 오전 9시50분.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 등 의원 20여명이 금융감독원 9층 청문회장으로 몰려들었다. 그러곤 순식간에 청문위원석을 차지하고 앉았다. 송석찬 의원은 김기춘 법사위원장이 회의 개회를 위해 의사봉을 두드리려 하자 金위원장의 오른손을 꽉 붙잡았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청문회의 부당성을 강하게 성토했다. 최용규 의원은 "차떼기 주역인 몸통은 빼고 깃털만 불러 뭘 하겠다는 거냐"고 지적했다. 이종걸 의원은 "서청원 의원 석방결의안을 통과시킨 손으로 청문회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오전 10시16분 우여곡절 끝에 회의가 시작됐지만 이후에도 2시간 동안 설전이 계속됐다. 오전 청문회는 이렇게 파행으로 끝났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오후 국세청 청문회는 막지 않았다. 대신 증인신문을 시작하자 최용규.이종걸 법사위원이 퇴장해버렸다.
◇핵심 증인 무더기 불출석=관심의 초점이었던 민경찬씨는 '일신상의 이유'라는 사유서를 제출하곤 불참했다.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도 "이미 검찰 조사를 받았다"며 불출석을 통보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선배인 이영로씨, 閔씨의 동생 민상철씨, 盧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의 장인 배병렬씨, 이호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도 출석하지 않았다.
박신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