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안양외고 응시생에도 문제지 유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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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외고 입시문제 유출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교육인적자원부도 특별감사 방침을 밝히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김포외고에서 문제를 빼낸 혐의를 받고 있는 곽모(42)씨가 운영 중인 서울 목동 종로엠학원의 철제 문이 닫혀 있다. [사진=김상선 기자]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서울 목동 종로엠학원이 사전 입수한 김포외고 입시문제를 다른 외국어고 응시생에게도 나눠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곽모(42) 종로엠학원 원장으로부터 명지외고와 안양외고 응시생에게도 똑같은 문제를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종로엠학원은 지난달 29일 김포외고 입학홍보부장 이모(51.수배 중)씨로부터 e-메일을 통해 미리 빼낸 시험문제 38문항 중 13문항을 A4용지 한 장 양면에 170부를 인쇄했다. 이 중 100부는 김포외고 시험장으로 가는 세 대의 학원버스에서 나눠줬으며, 나머지 70부는 명지.안양외고 응시생들이 탄 두 대의 버스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 가운데 명지외고는 5문항, 안양외고는 1문항이 김포외고 입시문제와 동일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김포.명지.안양외고를 비롯한 경기도 내 9개 외국어고는 경기교육청 주관으로 입시 문항을 공동 출제한 뒤 학교별로 골라 쓰는 방식으로 지난달 30일 입시를 한꺼번에 치렀다.

이에 따라 경찰은 명지.안양외고의 입시문제 유출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문제유출에 사용된 이씨의 노트북 컴퓨터에서 38개 유출 문항을 복원했다. 또 이씨의 e-메일을 압수수색해 다른 학원과의 연관성을 추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명지외고 관계자는 "종로엠학원 출신 합격생 네 명을 모두 조사해 보니 시험 당일 학원버스가 아닌 학부모 차를 타고 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곽 원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이날 구속했다. 곽 원장과 함께 체포된 엄모(43.여) 부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이철재.박성우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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