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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10년, "성공 조건은 돈" 36% → 61%

중앙일보

입력

우리 국민의 60.5%가 성공의 조건으로 돈을 꼽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학벌(36.4%), 개인의 노력(24.2%), 인간관계(21.4%)이 성공의 조건이라고 생각했다. 또 취업난과 실업(43.8%)을 가장 큰 불안 요소로 꼽았다.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28%로 줄었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사발연ㆍ소장 정진성)가 11일 발표한 ‘국민의식조사-IMF 10년, 한국 사회 어떻게 변했나’에서 나타난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 외환위기 이후 10년, 한국 사회가 외형적으로는 정상을 거의 회복했으나 국민의식은 불안 불신 분열 무기력에 빠져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민주화의식과 대외개방성은 크게 높아졌다.

이 조사에 따르면 외환위기가 초래한 국민적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정치권의 이념 논쟁과 별개로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외환위기 이후 소득, 자산, 직업 안정성, 가족 유대의 감소로 한국인들의 불안감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이 구조화되면서 돈을 중시하는 물질주의적 가치가 팽배해 10년 전에 비해 성공의 조건으로 돈(35.8→60.5%)과 학벌(15.3%→36.4%)을 꼽는 경우가 급증했다. 개인의 노력(38.2%→24.2%)이나 인간관계(36.9%→21.4%)를 꼽는 경우는 크게 줄었다.

현재의 불안요소로 취업난ㆍ실업(43.8%)과 급격한 경기변동(26.1%)이 꼽힌 반면 10년 뒤 불안요소로는 환경오염(28.2%) 기상이변(26.8%) 노후대책 미비(22.1%)가 꼽혔다.

사회 제도와 조직에 대한 신뢰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신뢰도가 낮은 기관은 정당(2.9%) 국회(3.2%) 행정부(8%) 사법부(10.1%) 순이었고 신뢰도가 가장 크게 하락한 곳은 시민단체(48.8%→21.6%)였다.

스스로를 중산층으로 여기는 비율은 외환위기 직전 41.1%에서 28%로 급감함으로써 계층의식이 추락하는 무기력 증상도 심화됐다.

한편 지난 10년간 민주주의가 발전했다는 응답자가 55%였고 퇴보했다는 사람은 17.9%에 그쳐 우리 사회의 민주화는 공고한 것으로 평가했다. 결혼 이주 외국인 이민자에 대해서도 반대(20.9%)보다 찬성(35.6%)이 높게 나타나면서 대외개방성도 높게 나타났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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