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웰치 부부의 성공 어드바이스 <31>] 타성에 젖어 있다고 생각되면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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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잭 웰치(72·오른쪽)는 전설적인 경영인으로 세계 최대 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최고경영자(CEO)를 20년간 맡았다. 웰치의 아내인 수지 웰치(48·왼쪽)는 세계적 학술지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편집장을 지냈다. Q. 한 회사에 오래 근무했습니다. 남아 있어야 할지, 아니면 떠나야 할지 고민 중입니다. 어떤 기준을 바탕으로 판단해야 할까요? (미국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제이슨 머로)
 
A. 당신의 질문이 한 친구의 에피소드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는 미국 중서부에 있는 유명한 기업의 투자 담당 간부입니다. 어느 날 출근해 습관대로 늘 하던 곳에 주차했습니다. 순간 그는 ‘이 회사를 떠날 수 없구나!’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고 합니다. 그는 ‘내가 한곳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구나!’라고 혼자 중얼거렸다고 합니다. 그는 즉시 차를 끌고 집으로 돌아가 회사에 퇴사를 통보했답니다. 우리 부부는 무슨 문제가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의 대답은 뜻밖이었습니다. “하나가 아니라 모든 게 못마땅하고 문제투성이였다”고 답했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한 직장에 오래 머물고 있는지 아닌지 쉽게 판단하지 못합니다. 앞서 말한 내 친구처럼 극적인 방식으로 결단하지도 못합니다. 밀려드는 일에 치여 끝내는 자신이 방전되고 맙니다.

대학을 졸업한 뒤 가능한 한 한 직장에서 오래 머무르는 게 미덕인 시대는 지났습니다. 과거에는 한 직장에 몇 십 년씩 일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여러 직장을 옮기며 경력을 관리하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스스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언제쯤 직장을 옮기는 게 좋은지를’ 당신 스스로 묻고 답해 보세요. 우리 부부는 꼭 찍어서 몇 년째에 옮기는 게 좋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단서를 제공할 수는 있습니다.

첫째, 심각하게 자문자답해야 할 것은 아니지만,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출근하기를 원합니까? 매일 출근한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나요? 아니면 가슴이 답답합니까? 업무가 재미있습니까?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까? 월급 받기 위해 싫어도 일하고 있습니까? 뭔가를 배우고 있고 일하면서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우리 부부는 컨설턴트로 몇 년 동안 일한 여성을 알고 있습니다. 그녀는 일을 아주 좋아했습니다. 회사에서 성장하는 것을 인생의 목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는 주말이 한 닷새쯤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심지어 그는 “이 책 저 책에서 내용을 긁어모아 우리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사람에게 컨설팅이랍시고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한술 더 떠 “사무실에서 우리 모두가 위선을 떨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회의가 용솟음치자 그는 컨설팅회사를 떠났습니다. 그의 말을 빌리면 한 백화점 ‘최전선’에서 판매사원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둘째, 당신은 직장 동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즐거운가요? 그들과 함께 당신의 귀중한 낮 시간을 보내는 게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나요?

우리는 당신이 주말 파티를 즐기듯이 동료들과 즐겁게 지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당신이 하루 10시간을 함께 보내야 하는 사람들을 존중할 수 없고 그들과 보내는 시간을 즐겁게 생각하지 못하나요. 그렇다면 회사를 떠날 때가 됐다고 판단해도 됩니다. 당장 그만두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당신이 뿌리내릴 수 있는 회사에서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게 좋습니다.

셋째, 회사가 당신의 소망을 이룰 수 있도록 해주고 있습니까?

이 물음은 ‘회사가 당신의 인생 목표나 가치에 방해가 되지 않는가’입니다. 예를 들어 당신은 내키지 않는데 번번이 출장을 가야 한다든가, 또는 승진하고 싶어 하는데 인사가 적체돼 있다든가 하는 문제를 말하는 것이지요. 물론 당신이 개인적으로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존중해 주거나, 아니면 무시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는지는 단순하게 판단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어떤 회사도 당신이 중시하는 가치를 100% 무시하거나 100% 존중해 주지 않습니다. 정도의 문제라는 얘기입니다.

마지막으로 1년 뒤에 어느 회사에서 근무하는 당신의 모습을 생각하고 있습니까? 1년 동안 자신의 모습을 그림처럼 말할 수 있습니까? 왜 1년 뒤냐고요? 일반적으로 새 직장을 구하는 데 그 정도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당신의 상상력을 충분히 동원해 미래를 한번 조망해 보셔야 합니다. 당신이 일할 법한 미래의 직장이 어떤 곳일지를 상상해봐야 합니다. 그곳에서 어떤 업무를 하고 있을지도 추정해 보십시오. 어떤 부하 직원들을 데리고 일할지, 아니면 어떤 사람이 당신의 상사일지도 가늠해봐야 합니다. 이런 추정 게임 결과가 당신의 마음에 흡족하지 않다면 직장을 옮기기에는 너무 이릅니다. 바꿔 말해 이륙하기에는 그동안 활주로를 내달린 거리가 너무 짧다는 것이지요.

우리 부부는 회사에 대한 불만이 처음 느껴지는 순간 당장 사표를 던져야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모든 직장에선 어느 순간 힘든 고비를 느끼게 마련입니다.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일거리를 떠맡거나 회사의 위기를 견뎌야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타성에 젖어 한 회사에 오래 머물러 있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정리=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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