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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 타입인데 영업한다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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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미국의 사례에 따르면 ‘운동열풍’(나이키, 아디다스)이 80년대를 풍미했다. 다음에는 유기농 음식 먹기와 친환경 요소를 강조했던 ‘웰빙 열풍’이 불었다. 이후 90년대부터는 ‘정신적 계발’, 즉 자기 계발이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구직 전 꼼꼼한 적성검사가 필요하다.

미국 사회가 제조업 중심의 산업사회에서 지식사회로 변화하면서 인재들의 ‘정신 계발’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고, 이런 산업구조의 변화와 더불어 미국 전역에서 자기 계발 붐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토니 로빈슨의 『네 안의 거인을 깨워라』에서부터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버릇』 등 자기 자신을 보다 정확하게 분석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계발시키려는 노력이 한 시대를 점령하고 있다.

지금의 한국은 여러 가지 면에서 80년대 말, 90년대 초반의 미국과 비슷한 특징을 보인다. 직업에서도 ‘생존권’이 중요하지만 ‘행복 추구권’, 즉 적성에 맞는 직업, 자기 계발을 가능하게 하는 직업이 큰 각광을 받기 시작한다.

아직까지는 일부 앞서 가는 소수만이 ‘자기 계발’의 트렌드를 보고 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공무원 적성이 아닌 사람이 공무원시험 준비를 하는 등 개인과 국가 차원에서 인적 자원의 활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자기 계발의 시대’에 앞서 가면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다. 자기 자신의 강한 지능과 약한 지능을 잘 알고 있어 직업을 선택할 때도 강한 지능을 잘 살릴 수 있으면서 약한 지능을 보완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또 성공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강한 지능과 약한 지능, 자신에게 적합한 조직 타입 등을 분석한 뒤 강한 지능을 계속 계발하고 업무 수행에 필요한 약한 지능을 보완하는 자기 계발을 계속한다.

개인의 다중지능 분포도를 보면 그 사람이 스페셜리스트의 길을 걸어야 할지, 제너럴리스트로 살아야 할지, 아니면 스타형인지가 파악된다. 이를 알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로 다중지능 적성검사(www.yourjob.co.kr)다.

이는 초등용, 청소년용(중·고등학생), 성인용(대학생이나 20~30대 대상)이 있으며, 다중지능 적성검사와 조직적응검사 두 가지를 함께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검사를 하면 본인의 타고난 9가지 다중지능 중에서 어느 지능이 강한지, 약한지를 알게 된다.
스페셜리스트라 함은 지능 간 편차가 크게 나타난다. 즉 9가지 지능(9가지 먹고사는 핵심 능력) 중 한두 가지가 아주 높고 기타 다른 지능들이 아주 낮으며, 대인관계 지능이 중간이거나 약간 낮은 경우가 많다.

이 패턴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강점을 살리는 분야에서 특수지능을 계속 갈고닦아 그 분야로 특화해야 한다. 또 자신의 약점인 대인관계 지능을 지속적으로 계발해 인간관계 능력을 보완해야 한다. 이런 사람은 경영을 하더라도 금융·회계·기획·IT 등으로 분야를 특화하는 것이 좋다.

제너럴리스트 패턴은 다중지능 간의 편차가 적고 대부분의 지능이 중간 정도이며, 특별히 뛰어난 지능이 별로 없고, 대인관계 지능이 중간 이상이다. 제너럴리스트는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일단 조직생활에 잘 적응하는 편이다.

경영에서는 회계나 금융보다는 마케팅이나 영업 분야가 적합하다. 전략보다는 실행 쪽 업무가 잘 맞는다. 그러나 조직에서도 전문성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므로 다중지능 분포도에 따라 본인이 선호하는 산업군(금융, 소비재산업, IT 등)을 정하는 것이 좋고, 그 산업군에서 네트워크를 쌓아 나가야 한다.

논리·수리 지능이 높으며 대인관계 지능도 아주 높은 사람이 있는데, 이는 전형적인 스타형 패턴이다. 그야말로 일도 아주 잘하고 친구도 많고 대인관계도 원만해 그 존재감이 찬란하게 느껴지는 타입이다. 스타 패턴을 보이는 사람이 큰 조직에서 살아남으려면 자신의 스타성을 좀 감추면서 겸손하게 살아야 한다.

이들은 정치성이 적은 조그만 조직 혹은 대기업보다는 외국계 기업에서 일할 때 두각을 나타낸다. 빌 게이츠는 처음에는 논리수리형 전문가형 패턴을 갖고 있었으나 나중에는 스타형 패턴으로 변화시킨 사례라 할 수 있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전략적 선택을 통해 자신이 불리한 분야에서 경쟁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또 일정 기간 어쩔 수 없이 자신이 불리한 분야에서 일할 상황이 온다 해도 자기를 보완할 수 있는 사람을 동료 또는 부하로 두면서 팀 플레이를 할 수 있으므로 출세에 유리하다.

사람들의 다중지능 분포도와 조직 적응도를 잘 알고 있으면 기업에서 인재 활용에 편리하다. 자신의 리더십을 어떻게 개발하면서 보완해야 할 것인가를 파악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스페셜리스트형 리더들은 기업에서는 기획이나 전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전문성이 높은 리더가 될 수 있으나 다양한 인재들을 거느리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참을성을 기르면서 대인관계 지능을 계발해야 한다.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이 논리지능형 리더이며, 대인관계 지능의 개발이 더 필요했던 리더 타입이다.

반면 논리수리 지능이 중간이나 약간 높은 정도지만 대인관계 지능이 높은 리더들은 대부분 영업을 통해 CEO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우수한 전문 스페셜리스트 인재들을 옆에 두고 특정 주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배워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삼성생명의 CEO들은 대부분 이처럼 대인관계 지능이 높은 제너럴리스트 혹은 영업형 리더였다.

미래산업은 문화 및 교육 콘텐트, 제조업에서는 R&D 분야, 금융에서도 파생상품·자산 운용 등 무형자산 가치를 개발하는 분야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시대정신에 부합하려면 교육 과정에서 10대에서 20대에 이르기까지 자신에 대한 좀 더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어떻게 노력할지가 중요

창의적인 미래형 인재를 키우거나 활용한다는 것은 블루오션 전략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블루오션이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하는 것이다. 따라서 블루오션은 ‘찾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다.

한국이나 일본처럼 따라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누군가 최초로 블루오션을 만들어 내면 “Me too”라고 외치면서 뛰어들어 곧 그 시장을 레드오션으로 만들어 버린다. 창의적이지도 못하고 위험 감수도가 낮은 대기업의 임원들은 늘 부하들에게 말한다. “야, 블루오션 좀 찾아 봐”라고….

블루오션을 찾고 싶으면 창의적인 인재를 찾거나 길러내야 한다. 자기 계발 시대에 찾아야 할 것은 블루오션이 아니라 블루오션을 창조해 낼 수 있는 창의적인 리더를 키워내는 길이다. 창의적인 리더를 길러내는 첫 번째 작업은 인재들이 정확한 다중지능 평가를 하고, 자기에게 어울리는 업무를 찾아내도록 하는 것이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잘 파악하고 있으면서 주위 인재들의 다중지능 분포도를 잘 파악하는 리더들은 자신을 보완해 주는 인재들을 주위에 포진시킨다. 그래서 뛰어난 용병술로 드림팀을 만들고, 그 드림팀과 함께 끝없이 블루오션을 만들어 나간다.

적성에 맞는 직업군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적성에 ‘안 맞는’ 업무나 직업군을 피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다중지능 분포도를 알고 조직 적응도를 알면 일단 피할 직업군이 보인다. 그 다음 자신에게 적합한 직업군 중에서 어떤 산업과 라이프 스타일이 좋을지를 기초로 업무와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

자기 직업이 적성에 안 맞는 것 같고, 직업을 바꿀 생각을 하는 20~30대 성인들도 다중지능 테스트를 해 보면 자기 계발에 큰 도움이 된다.

영업이 적성이 아닌데 영업에서 뛰고 있거나, 공부가 아니라 영업이 적성인데 공무원시험 준비를 하거나, 위험 감수도가 낮은데 무역업을 하거나, 위험 감수도가 높은데 공무원 준비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생계수단을 선택하기 전에 적성을 알아야만 한다.

적성에 맞는 일을 하면 남보다 적은 노력으로 많은 결과를 생산할 수 있으며, 두뇌가 스트레스를 덜 느끼게 된다. 예컨대 공부를 아주 잘하지만 대인관계 지능이 좀 약한 사람이 영업을 하면 업무 스트레스가 높을 것이다.

반대로 영업하면서 직장생활을 해야 할 사람을 외국에 보내 박사학위 공부를 시킨다면 그 사람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느낄 것이고 박사학위 과정을 못 마칠 확률이 높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모두 끝없이 노력한다. 하지만 노력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자기 적성이 아닌 분야에서 경쟁할 경우 노력(input)에 비해 결과(output)가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다.

정효경 다중지능적성연구소장·하버드대 사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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