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출마는 잘못 … 돕지 못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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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권철현(사진) 의원이 9일 탈당 해프닝에 휘말렸다.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한다고 전날 예고하자 일부 언론이 "권 의원이 탈당한다"고 보도한 것이다. 한나라당 전 총재였던 이회창 무소속 후보 쪽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하지만 권 의원은 "이 전 총재가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결단을 내려 우리들 옆으로 돌아오실 걸 부탁한다"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그는 "출마는 대의명분, 국민의 기대감, 순리와 절차 모든 면에서 잘못된 것"이라며 "(대선 실패라는) 참담하고 처참한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돕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자신의 탈당설이 제기된 걸 두고 "관계가 돈독한 데다 긴급회견을 한다니 어림짐작한 듯하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20개월간 이 후보의 입(대변인)이었고 마지막 비서실장이었다.

한나라당엔 이 후보와 인연이 깊은 사람이 많다. 이 후보가 정계에 입문시키거나 공천을 주고, 선거 운동을 도운 사람들이다. 하지만 현역 의원 중 이회창 후보 쪽으로 움직일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다만 이 후보 고향(예산)이 지역구인 홍문표 의원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분이 나왔지만 정당의 후보가 결정된 마당에 혼란스럽다. 시간을 가지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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