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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음식점' 400여곳 휴·폐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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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조류독감이 지나가길 기다려야지요. 손님이 한명도 없으니…."

대구시 수성구의 옻닭집인 C가게 주인은 긴 한숨을 내쉰다. 조류독감 파문이 본격화한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6일 평일인데도 그의 식당 앞에는 '정기휴일'이란 간판이 걸여 있었다. 그는 "지금까지 정기휴일 간판을 내걸고 버텨보려했지만 조류독감 파문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제 두어달 정도 휴업할 생각"이라며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조류독감 한파'가 치킨점.삼계탕 등 닭고기 요리점을 강타해 휴.폐업 업소가 속출하고 있다. 영업을 하고 있는 가게도 문만 열어놓았지 '개점휴업'이나 다름없다.

C가게 인근 치킨점에는 '점포세'란 글이 붙어 있다. 주민들은 "한달전부터 주인이 세를 놓기 위해 점포를 내놓았지만 아직 안 나간 모양"이라고 말했다.

대형 치킨 체인점도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지다시피해 썰렁하긴 마찬가지다.

한국음식업중앙회 대구지회는 대구시내 2천2백여 치킨점 가운데 20%에 육박하는 4백여 점포가 휴업이나 폐업한 것으로 추정했다.이 중 2백여업소는 폐업한 것으로 지회는 집계하고 있다.

대구지회의 강만석(40)지도과장은 "두달 가까이 지속된 조류독감 보도에 업소마다 매출액이 80%나 떨어졌다"면서 "회원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남구의 P치킨점 주인(50)은 "이전엔 하루 30여마리씩 통닭이 나갔지만 요즘은 다섯마리도 팔기 어렵다"며 "정부가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아 상인들만 애를 먹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지회는 이 사태가 두달정도 더 지속되면 점포의 절반 이상이 문을 닫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지회 임직원 1백여명은 10일 오전 동대구역 광장에서 '소.닭.오리고기 안심하고 드십시오'란 전단을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홍보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들은 행사 후 인근 삼계탕집에서 시식 행사도 연다.

강과장은 "80도 이상에서 1분이상 가열하면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죽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라며 "닭고기 요리는 튀기거나 삶는 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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