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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신마비 아버지 '살아계시는 것으로 감사해요'

중앙일보

입력

전북 군산동고등학교 3년 김원중 군이 지난달 26일 '제32회 삼성효행상' 청소년상 수상자로 선정돼 300만원의 장학금을 받는다.

12년전 건설현장에서 사고로 전신마비 1급 장애를 갖게 된 아버지와 거동이 불편한 72세의 할머니, 여고생 동생까지 돌봐야 하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굴하지 않고 학교에서는 우등생으로 집안에서는 보호자로 씩씩하게 생활 하고 있어 다른 학생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김 군은 아버지의 병간호를 위해 야간 자습에는 빠져야 하는 바쁜 일상이지만 항상 밝고 예의 바른 학생으로 알려졌으며 반장과 학교 봉사단체인 '사랑의 도우미' 활동까지 하고 있다.

어려운 가정형편을 이겨내지 못한 어머니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아버지의 식사∙목욕∙용변 등을 돌보며 아버지가 흘리는 눈물을 보고 자랐지만 한 번도 원망이나 짜증을 내지 않는다.

핼쓱한 얼굴에 몸에서는 냄새가 나고 팔에는 링거액이 매달려있는 아버지이지만 이 세상에 한분뿐인 아버지기 때문에 사랑하고 살아계시는 것만으로도 항상 감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래희망이 교사라는 김 군은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는 것이 소원"이라며 "아버지와 할머니가 빨리 완쾌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하고 자신이 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계시는 할머니와 아버지를 위해 걸음을 재촉했다.

한편 삼성효행상은 부모에게 효도하고 이웃에게 사랑을 베푸는 이들을 발굴하여 밝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자 지난 1975년에 고 이병철 회장이 제정한 효행 관련 시상제로 32여년간 408명이 선정됐다.

오는 11월 20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는 효행대상을 비롯 효행, 경로, 특별, 청소년 등 4개부문 17명이 상장과 상금을 수상한다.

【군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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