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이색개혁 공장감독 없애고 대화장려로 생산성 높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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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우리나라에서도 자동차를 굴려본 사람이면 타이어 제조업체 「미쉐린」이 낯설지 않다.
회사내 강한 규율로 소문난 이 프랑스의 세계적 타이어 업체 미쉐린이 최근 자유로운 분위기 도입과 減量경영등을 골자로 한 구조개혁에 나서 관심을 끌고있다.
계속된 적자에 따른 위기의식에서 출발한 개혁에 대해 『개혁 속도가 느리다』는 비판적인 의견도 있지만 올해 흑자전환 전망등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미쉐린은 지난 89년 미국 제2위의 타이어 제조업체인 유니로열 굿리치社를 매수하는등 70,80년대 지속적인 확장전략을 추구,유럽의 중간정도의 크기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대대적인 확장전략으로 매출액은 늘었지만 미국시장에서의 고전과확장 과정에서 조달한 부채의 이자때문에 92년 소폭의 흑자(1천4백60만달러)외에는 지난 90년부터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어려운 상황은 프랑스와 미쉐린 회장으로 하 여금 개혁의 깃발을 들게 했다.특히 미쉐린이 돌파구로 삼은 개혁은 엄격한 회사 분위기를 부드럽게 바꾸는데 중점을 두고 있어 화제.
미쉐린의 회사 분위기는 독특하다.서양의 기업이지만 군대를 방불케하는 엄격함과 비밀주의식의 경영방식을 지켜왔다.
세계 도처의 공장에서 제품의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는데 도움이된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회사보다 우월하다고 판단한 것은 종업원간에도 비밀을 유지,심지어 타이어를 시험하는 트랙은 수석 임원에게도 「접근금지」였다. 회사에 엄격한 분위기를 심기위해 전직 군인들을 고용했을 정도.
많은 결정은 중앙집권적으로 시행되었다.따라서 갑작스런 주문을받으면 미쉐린이 움직이는데 시간이 걸려 고객들은 애를 먹었다.
미쉐린이 재정적 어려움에 빠진 이유중 하나는 빚도 있지만 이런 「동작느린」경영도 작용했다.
미쉐린 회장은 엄격하고 내부 관리에 초점을 맞춘 경영방식을 「찢어버리려고」시도하고 있다.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공장은 1년전 공장의 감독자를 모두 없앴다.감독자가 없어지면 종업원들이 금요일에 슬그머니 일찍 주말여행을 떠나버리는등 부작용이 예상됐지만 의외로 생산성은 높아졌다. 미쉐린은 또 여러 부서의 종업원을 스터디 그룹으로 나눠한때 비밀에 부쳐졌던 정보를 교환하도록 했다.그 결과 자동차 타이어의 새로운 홈 모양이 개발되기도 했다.
요즘엔 下意上達도 적극 장려되고 있다.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트럭用 타이어 공장에서 지배인들은 12시간 교대제를 골자로한 새 근무 계획표를 확정했다.
일부 회사 고위관계자들은 생산성이 떨어질까봐 반대했지만 회사는 밑에서 올린 그대로 새 근무 계획표를 시행토록 했다.
미쉐린 타이어의 미국내 최대 판매자인 시어즈 로벅社는 요즘 주문을 내면 미쉐린이 납기를 제대로 지키고 있다고 밝힌다.
물론 보수적인 회사가 이런 개혁으로 바뀔수 있을까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지만 금융관계자들은 미쉐린이 수년간의 적자에서올해엔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예측하기도 한다.
이와함께 내년 중순까지 종업원수를 90년수준보다 14%나 줄이는 감량경영을 병행추진하고 있다.
〈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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