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로 출마 생중계 할 수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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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2일 오후 서울 서빙고동 자택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강정현 기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측이 치밀하게 대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기미가 속속 포착되고 있다. 이 전 총재 측은 1일 사용자제작 콘텐트(UCC) 기반의 포털 업체인 '판도라TV'에 "이 전 총재가 서울 시내를 이동하는 모습을 생중계할 수 있느냐"고 문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판도라TV 관계자는 2일 "어제 이 전 총재 측에서 전화를 걸어와 서울에서 이동 중에 라이브 방송이 가능한지를 문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 관계자가 "혹시 차를 타고 다니며 출마 선언을 하려고 하느냐"고 묻자 이 전 총재 측은 "실무진으로선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준비해야 한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전 총재 측이 '이동식 출마 선언 행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 인사는 또 이 전 총재의 개인 UCC 채널을 '대선 주자 코너'로 옮겨 줄 수 있는지도 문의하면서 "대선 출마를 두 번이나 한 사람인데 채널 번호를 맨 위로 해 줄 수 없느냐"고 요청했다.

이 전 총재는 올 6월 판도라TV에 개인 채널을 개설했지만 10여 개의 콘텐트를 볼 수 있는 권한은 '특별 시청자'에게만 부여돼 있고 일반인에겐 공개되지 않고 있다.

2일 밤 현재 이 전 총재 개인 채널 방문자는 1400여 명이다.

◆24일이 탈당 마지노선=이 전 총재가 실제 대선에 나가려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도 관심사가 됐다.

우선 한나라당을 탈당해야 한다. 공직선거법엔 '정당은 한 명의 대통령 후보만 등록할 수 있다'고 규정했고, 한나라당은 경선으로 이명박 후보를 선출했기 때문이다. 선거법에 따르면 탈당은 11월 24일까지 가능하다. 선관위는 25~26일 이틀간 대선 후보를 등록 받는다. 실무적 절차는 출마하는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무소속 출마를 할 경우 탈당한 뒤 5개 이상 시.도에서 시.도마다 500명 이상씩 총 2500~5000명의 선거권자 추천장을 받으면 출마할 수 있다. 26일까지 이런 서류를 선관위에 제출하면 된다. 새 정당을 창당해 출마하려면 창당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일정이 촉박하다.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26일까지 선관위에 정당으로 등록돼야 후보 등록이 가능한데, 그러려면 절차가 필요하다. 창당준비위를 결성해 다섯 개 이상의 시.도당을 창당하고, 중앙당 창당대회를 거쳐 선관위에 정당 등록을 해야 한다. 선관위는 접수일로부터 7일 이내 등록 심사를 끝내도록 한 만큼 19일까지는 정당 등록 신청이 돼야 후보로 등록된다.

따라서 무소속도 아니고, 창당도 아닌 기존 정당의 후보로 출마하는 경우를 상정할 수 있다. 24일까지 탈당하고, 다른 정당에 입당해 26일까지 후보로 등록하면 된다. 정치권 일각에서 국민중심당 후보로 나선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전 총재의 탈당과 출마 선언은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면서 진행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그의 출마설이 일단 '이명박 후보 불안론'에서 비롯된 만큼, 탈당은 BBK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 송환 시기를 염두에 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경준씨는 14일께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채병건 기자 , 사진=강정현 기자

☞◆판도라TV=국내 대표적인 동영상 UCC(User Created Content) 공유 사이트다. UCC란 개인 사용자가 직접 제작한 글.사진.동영상 등의 콘텐트를 뜻한다. 판도라TV는 올 초 '2007 대선 UCC' 난을 개설하고 후보별 채널을 제공했다. 네티즌들은 후보의 채널을 방문해 대선 관련 UCC를 올리거나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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