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9만원이면 'SAT 과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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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영어를 배우고 싶은데 학원 갈 시간도 마땅치 않고, 비용도 부담되는 사람에게 딱 맞는 온라인 개인교습이 등장했다. 매월 9만원만 내면 매일 45분 수업을 받을 수 있으며, 인터넷 강의이므로 언제 어디서든 배울 수 있다. 능력을 검증받은 강사가 나와 영어뿐 아니라 수학.과학.역사 등 다양한 과목을 가르친다. 지식도 쌓으면서 영어도 배울 수 있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지난달 31일 인도가 미국 기업들의 고객만족센터나 소프트웨어 연구개발에 이어 개인교습도 아웃소싱(외부 외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인도의 튜터비스타(www.tutorvista.com)가 인도의 값싼 고급 인력을 활용해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매일 45분씩 한 달간 온라인 개인교습을 받을 경우 100달러(약 9만원)면 된다. 한국에서 드는 비용(50만~100만원)의 5~10분의 1 수준이다. 미국에서는 학원에서 1시간 배울 때 40~60달러가 들며, 온라인 교습은 시간당 20~30달러 수준이다.

교습 시간은 학습자가 원하는 대로 정할 수 있다. 성인 대상의 영어 독해와 쓰기는 물론, 초등학교 3년~고등학교 3년용 과정도 있다. 토플(TOEFL)과 미 대학수학능력시험(SAT) 등 각종 시험도 대비할 수 있다. 수학.과학.역사 과목을 영어로 수업해 한국인의 경우 영어와 해당 과목을 함께 배울 수 있다. 모든 강사는 해당 과목에서 석사학위 이상을 갖고 있으며, 수개월 동안 강사 연수를 받은 뒤 관련 자격증 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이다.

세쿼이아 등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캐피털이 2년 전 설립된 이 업체에 15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현재 600명 수준인 인도인 강사를 연말까지 12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 미국에서 1 만 명의 수강자를 확보했으며, 두 달 전 시작한 영국에선 일단 1000명을 모았다. 세계적으로 월 100만 명의 수강자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미 캘리포니아주의 고교 3년생인 케네스 톰도 이 회사의 온라인 개인교습을 받고 있다. 그는 매일 오후 인터넷 전화와 화상 카메라가 달린 컴퓨터로 인도에 있는 강사로부터 화학을 배운다. 전자 칠판에 질문 내용을 적으면 강사가 푸는 요령을 즉시 알려준다. 이 사이트를 알기 전 톰은 월 500달러를 내고 10명이 한 반인 학원에 다녔지만 잘 적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온라인 강의를 들은 뒤 성적이 많이 올라 만족하고 있다.

인도는 온라인 학습뿐 아니라 비서업무 등 개인 서비스로 아웃소싱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앞으로 건강.영양 관련 자문과 개인 세무 및 법률 상담, 취미생활 도우미, 외국어 교육 서비스 등이 새로운 아웃소싱 대상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인터넷 시장조사업체인 이밸류서비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온라인 개인교습과 같은 개인 서비스 시장 규모가 2015년 2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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