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에 사랑의 일기장 선물-平澤 안중국교 李炳球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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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아이들을 칭찬하는데 결코 인색하지 않았던 우리들의 선생님-.
지난 26일 방학이 끝나자 다시 교실로 돌아온 경기도 평택군안중국교 어린이들은 이 학교 교장선생님의 정년퇴임소식을 듣고 아쉬움속에 새학기를 맞았다.평소「착하고,슬기롭고,건강한 어린이가 되라」고 가르치며 모든 일을 솔선수범하시던 李炳球교장(65)이 떠나가기 때문이다.
李교장은 30일 45년동안 자신이 섰던 교단을 떠나면서 자신의 모교이기도 한 이학교 모든 학생에게 자비로「사랑의 일기장」을 선물했다.
이학교 1천5백여명의 어린이들은 李교장의 마지막 선물인「사랑의 일기장」을 받아들고 다시한번 선생님의 사랑실천에 가슴이 뭉클했다. 이날 아침 퇴임하는 교장선생님 방에『우리 어린이들을 잊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남몰래 갖다논 崔仁丁양(10)은『사랑의 일기를 열심히 써 선생님이 평소 우리들에게 가르치신착하고 슬기로운 어린이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李교장은『우리 아이들에게 무언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만한 뜻깊은 선물이 없을까하고 고민하던 차에 둘째딸부부가 사랑의 일기장을 추천하길래 선뜻 응했다』고 말했다.
李교장은 재임중에도 일기장 교육에 남다른 열의를 가졌다.
분기마다 학년별로 일기쓰기 우수학생들을 표창했고 매달 발행되는 학교신문『어린이』에 이를 게재했다.
『지난해 10월께 한 여학생의 일기내용이 너무 감동적이어서 교무실에서 교사들을 불러모아놓고 눈물을 흘리며 그 일기를 읽어준 적이 있다』는 李교장은 『이일은 일기장을 통한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하게된 계기였다』고 말했다.
그후로 李씨는 매달 36개반 학생들의 일기를 꼼꼼이 챙기며 교사들을 독려했다.학생들의 일기장에 한마디 칭찬의 글을 써주는것도 잊지 않았다.
李교장은『우리 학교는 주입식 교육을 지양,교사가 학생들을 상대로 일대일 개별학습을 통해 아이들의 창의력을 극대화하는 「열린교육반」을 운영하고 있지만 인성교육은 쉽지않았다』며『「되바라지지 않는 아이들」을 만드는데 사랑의 일기가 안성 맞춤』이라고말했다. 李교장자신도 지난 70년초 교감시절부터 20년가까이 일기를 꾸준히 써오고 있다.
李교장은 앞으로도 어린이들의 올바른 심성교육을 위해 人推協측에 아예「사랑의 일기운동」에 동참할 의사를 밝혔다.
〈金鴻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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