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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 비방 北 연일 큰 목청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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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北韓이 최근 金泳三대통령을 극렬히 비난하고,있지도 않은 비무장지대에서의 韓國측 도발을 문제삼고 나서 그 의도가 무엇인지 관심이다.북한은 관영 중앙방송및 당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金대통령에게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의 원색적인 욕설 을 퍼붓고 있다. 金대통령이 북한의「불안정성」을 거론하며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는 정책을 세우라고 지시한후 급격히 심해지고 있다.
北韓언론들은 金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이 北韓에 대한 흡수통일을염두에 둔 망상이라며 극렬한 용어들을 동원하고 있다.
당기관지 노동신문은『金대통령이 20일 民自黨고문들과의 오찬에서 北韓의 불안정성을 거론한 것은 우리(北)를 넘보는 표현』이라면서『허망한 꿈을 꾸지 말라고 미리 경고해 둔다』고 밝혔다.
북한 중앙방송은 지난 22일 을지포커스렌즈 훈련을 실지 전쟁연습이라고 주장하면서『동족도 아니고 인간도 아니다』며 金대통령과 우리 정부를 격렬한 어조로 맹비난한데 이어 연일『전쟁의 구실을 만들려는 계획적 도발 감행』『비무장 인접지역 에 3백여발의 포탄 발사』등 어거지를 쓰고 있다.
북한의 이같은 비난과 南韓도발 주장은 金日成사망 직전의 대화기조 對南정책과 너무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북한의 이같은 태도변화는 여러갈래로 분석해 볼 수 있다.
우선 金日成사망이란 시대의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남북관계를 인위적으로 긴장시켜 敵을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북한은 체제 특성상 내부결속을 꾀할 때는 으레 외부 적을 필요로해 왔다.그런 측면에서 南韓은 가장 적절한 대상일 것이다.특 히 그동안은남한과 美國이 동일선상의 적이었으나 美國과는 대화를 하고 있기때문이다.
이는 韓美간 공조체제를 와해시키려는 고도의 술책으로도 분석된다. 앞으로 계속될 美國과의 회담에서『南北관계가 개선되지 않고있는 것은 남측의 무성의 때문』이라며 핵협상에서 남북대화를 완전 배제시키는 전략에 이용할 수있다.남한의 군사도발을 강조하고나온 것은 필요할 경우 휴전선에서 긴장을 고조시켜 남쪽에 불안감을 조성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최근 한국내 이념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는 현상을 지켜보며 어쩌면 북한 강경파들이 對南 통일전선전략을 달성할 수 있다는 오판을 할 지도 모른다.조문을 둘러싼 파문처럼 남한의 당국과 비당국간 틈을 넓히려는 계산을 했을수도 있다.
〈金鎭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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