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술품 도난 지구촌이 떠들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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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도난예술품의 규모는 전세계적으로 도대체 어느정도나 될까.뉴욕의 국제예술연구기금(IFAR)은 최근 세계 각국에서 도난당하는예술품이나 고미술품이 자그마치 1년에 20억달러에 달한다는 보고서를 발표,세계 미술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I FAR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도난 예술품중에는 특히 미술품이 많아 1년에 평균 7억5천만달러나 된다.
실제로 예술품 도난사건은 거의 매일 빠지지 않고 세계각국의 주요 신문을 장식하고 있다.지난달초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에 있는쉬른 갤러리가 터너의 풍경화 2점을 도난당한데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미국 보스턴의 한 창고 금고에 보관돼 있던 미국 3대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의 초상화(마더 브라운作)가 도난당했다.
도난당한 터너의 그림 2점과 제퍼슨의 초상화는 평가액이 자그마치 5천만달러.그러나 제퍼슨 초상화는 현존하는 것중 가장 오래된 것이어서 미술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결코 돈으로 어림할 수 없는 작품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90년 보스턴의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박물관에서 하룻밤에 약 2억달러의 유명작품을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세계의예술애호가들을 경악시키기도 했다.렘브란트의 작품 2점과 드가의작품 몇점,마네의 작품 1점등 도난당한 미술품 은 하나같이 대가의 것들이어서 더욱 화제가 됐다.
이처럼 예술품 도난사건이 빈발하자 만약의 경우에 대비,IFAR에 예술품을 등록하는 소장가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IFAR뉴욕사무실의 경우 지난 89년 예술품 등록건수가 1천5백건에 지나지 않던 것이 지금은 무려 6천여건으로 늘어 났다.IFAR런던사무실에 등록된 예술품 건수는 뉴욕사무소보다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뉴욕 IFAR의 애너 키슬럭사무국장은 이같은 예술품 도난사건과 관련,『예술품을 훔치는 동기도 자동차나 비디오카세트테이프 절도와 마찬가지로 돈』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세계의 유명 예술품보호단체간에 협조체제가 구축돼 도난예술품 회수를 위한 공동 노력이 펼쳐지고 있지만 회수율은 10~12% 정도에 그치고있다.
그야말로 누가 보아도 쉽게 작품을 판별할 수 있는 반 고흐.
렘브란트.고야등 대가의 작품만 회수하는 정도이고 대부분의 절도예술품은 암거래되고 있다는 이야기다.이같은 현상을 비꼬아 미술계에서는「명성이 최선의 도난방지」라는 말이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IFAR의 한 관계자는 그 유명한 가드너박물관에서 도난당했던 유명작품중에서도 지금까지 몇점이 회수되지 않고 있는 사실을 중시하고『미술전문가들이 알지 못하는 가운데 조직적인 미술품암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음이 틀림없다』고 말했 다.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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