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웰빙] 속이 편해야 살결 뽀얘집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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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미인들은 대부분 통통하고 동그란 얼굴에 반달눈썹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작고 갸름한 얼굴, 마른 듯한 체형, 맑고 투명한 피부를 미인의 조건으로 꼽는다.

우리나라 젊은 여성들의 화장술, 미백(美白) 화장품에 대한 선호, 피부에 대한 관심은 가위 세계적인 수준이다.

그러나 겉만 잘 가꾼다고 아름답고 건강한 피부를 보장받을 수는 없다. 생리일이 가까워 오거나 스트레스.과로.수면 부족.변비가 심한 날이면 어김없이 생기는 피부 트러블을 화장품.피부 연고로 막기엔 역부족이다.

피부 미인이 되기 위해 즐겨야 할 음식과 삼가야 할 음식을 알아보자.

◆ 여드름은 감초.된장.쑥으로=한방에선 인체 장부와 피부 트러블을 연계해 해석한다. 움여성한의원 문현주 원장은 "볼에 돋아나는 여드름은 대개 소화기 탓으로, 흔히 변비를 동반한다"고 말한다. 그는 또 "입 주위나 턱밑에 나는 여드름은 자궁.생식기의 이상으로, 월경 전에 심해지며 월경통과 함께 오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인다.

스트레스도 여드름을 악화시킨다. 몸에 생긴 열이 얼굴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때는 신경을 안정시키는 감초가 유익하다. 감초차를 미리 만들어 놓은 뒤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마셔보자.

고통스러운 변비 탓에 생긴 여드름엔 된장과 같은 발효식품이 도움이 된다. 변비로 인해 장(腸)에서 빠져나가지 못한 숙변(宿便)에선 독소가 나온다. 이 독소가 스며들어 탁해진 피가 모세혈관을 타고 피부에 이르면 여드름.뾰루지.잡티 등 피부 트러블이 생긴다. 식사섬유와 유산균이 풍부하게 든 된장이나 청국장을 먹으면 숙변 제거에 효과적이다. 아침 공복에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변비로 인한 여드름을 줄인다.

생리 때마다 생기는 여드름은 쑥으로 다스릴 수 있다. 생리 전후에 여드름이 심해진다면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탓이기 쉽다. 자궁에 어혈(瘀血.뭉쳐 있는 피)이 몰리면서 따뜻한 기운이 하체로 내려오지 못하고 위로 치솟기 때문에 여드름이 생긴다는 것. 이를 근거로 자궁을 따뜻하게 하는 쑥을 처방한다.

◆ 기미는 유자.매실로 벗겨낸다=음식물의 소화.흡수를 담당하는 위.비장 기능이 떨어지면 몸 구석구석에 영양분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피부의 영양상태가 나빠진다. 이런 사람은 얼굴 빛이 칙칙해지고 기미가 잘 생긴다. 한방에선 이때 유자를 추천한다. 몸을 덥게 하고, 위의 나쁜 기운을 없애 소화를 돕는다는 것이다.

신경이 날카롭거나 화를 잘 내는 사람도 얼굴에 기미가 생기기 쉽다. 한방에선 기(氣)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간(肝)의 기운이 막힌 결과로 풀이한다. 이런 사람은 간기능을 향상시키며 해독작용을 하는 매실을 먹으면 효험을 볼 수 있다. 매실에 든 각종 유기산과 비타민이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기미를 예방할 뿐 아니라 피부에 탄력을 주고 촉촉하게 가꿔준다.

◆ 맵고 뜨거운 음식은 피부를 두 번 죽인다=안면홍조증은 약간의 온도 차이나 감정 변화가 있을 때 얼굴이 금세 달아오르거나 이유 없이 항상 붉은 경우를 말한다.

강동성심병원 피부과 김상석 교수는 "안면홍조가 있는 사람은 고추 등 매운 음식, 뜨거운 찌개.음료 등 자극성 음식을 삼가야 한다"며 "콜라.커피.홍차 등 카페인 음료의 섭취를 줄이고, 술과 담배를 반드시 끊을 것"을 당부한다.

중국 음식이나 가공육.소시지.베이컨.햄을 먹은 뒤에도 얼굴이 심하게 붉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음식 속에 든 식품첨가제와 감미료가 원인이기 십상이다.

드림 피부과 이호균 원장은 "체온이 올라가면 얼굴이 붉어지듯 뜨거운 음식을 먹어도 안면홍조가 심해질 수 있다"며 "뜨거운 음료나 음식은 반드시 식혀 먹을 것"을 권했다.

◆ 식품 알레르기는 모유로 예방한다=명절이 끝나면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먹은 뒤 두드러기가 생겼다며 불평하는 사람들이 으레 나온다. 대부분 상한 음식을 먹어 두드러기가 생긴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식중독이 두드러기의 가장 흔한 원인이지만 멀쩡한 음식도 두드러기를 일으킬 수 있다. 생선.새우.조개.돼지고기.마늘.양파.버섯.토마토.피클.멜론.딸기.치즈.버터.땅콩 등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식품이다.

식품 알레르기 환자는 전체 인구의 0.3~0.7%이나 영.유아 유병률(有病率)은 이보다 훨씬 높다. 8%에 이른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 피부 노화는 올리브유.잣으로 지연시킨다=피부 노화 방지에 좋은 음식으로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 우선 꼽힌다. 피부 노화를 촉진하는 유해 산소를 채소.과일에 풍부하게 든 베타 카로틴.비타민 C 등 항산화물질로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젊은 피부를 오래 유지하려면 피부 보습에도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필수 지방이 풍부한 올리브오일.잣.생선 등이 대표적인 피부 보습식품들이다.

한방에선 기혈(氣血)의 부족, 폐기능의 약화, 간신(肝腎) 기능의 부족 때문에 피부가 늙는다고 여긴다.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 안팎으로 수분을 공급해야 피부 노화를 막을 수 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사진=변선구 기자 <sunni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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