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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김경준, 제2 김대업 만들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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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당 대통령 후보의 검찰 출두는 대선 여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어서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들어있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청와대는 한나라당이 반발하자 바로 "대한민국에 성역과 특권은 없다. 검찰은 누구도 예외 없이 수사해 사회정의를 바로 세워주기를 촉구한다"(천호선 대변인)고 압박했다.

게다가 범여권이 '이명박의 아킬레스건'이라고 주장하는 미국 체류 김경준씨의 송환 가능성이 커지면서 검찰이 그의 신병을 인수해 어떤 방향으로 수사할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명박 후보 측은 상당히 불쾌한 눈치다. 긴장감도 흘렀다. 검찰의 의도를 파악하느라 분주했다.

이 후보 쪽은 한나라당 경선을 1주일 남겨 놓고 검찰이 도곡동 땅에 대해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이 후보의 것일 수도 있다는 암시)고 발표해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 후보는 출석요구 소식을 듣고 "처음 듣는 얘기인데 왔는가. (출석요구서를) 받아봐야 알지"라고만 말했다.

대신 안상수 원내대표가 나서 "당은 이미 국정원.국세청.청와대 등을 상대로 이 후보 뒷조사 사실과 그 배후를 조사해 달라는 수사의뢰서를 대검에 제출한 바 있고, 현재 그 사건은 수사 중"이라며 "그게 종결돼야 명예훼손의 진상이 밝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따라서 선행 문제가 수사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후보만 수사를 받으면 마치 죄가 있어 조사받는 걸로 비치기 때문에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출석거부 입장을 밝혔다. 나경원 대변인은 "대선을 두 달 앞두고 수상한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여권은 "한나라당이 터무니없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반박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최재성 원내 공보 부대표는 "이 후보는 검찰의 출석요구에 무조건 부당하다고 할 게 아니라 준법 의식을 지키고 출두하라"고 주장했다.

김경준씨 문제와 관련, 이 후보 쪽이 정동영 후보 쪽의 공작설을 제기한 데 대해 최 공보 부대표는 "신당이 미국 법원을 움직일 수 있다고 보나. 공작 운운은 한나라당의 오래된 못된 습관"이라고 반박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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