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김PD] ‘핫해치’의 유혹 … 스포츠카 안 부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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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보 C30 T5=누구나 편하게 운전할 수도, 빠르게 운전할 수도 있어 종합적인 만족감은 가장 큰 모델이다. 성능뿐 아니라 편의사항이 특히 돋보인다. 경쟁차량보다 엔진의 배기량이 커서 고속주행 능력이 돋보인다. 가속페달 및 핸들은 부드럽게 움직인다. 이 점이 매니어에게는 운전재미를 떨어뜨리는 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때문에 핫해치라도 여성 운전자에게는 편안함을 줄 수 있다. 고속에 도달하는 시간도 다른 경쟁 차량보다 짧았고, 시속 200km 이상에서도 힘에는 여유가 있다. 5단 자동변속기는 타사의 자동 6단에 비해 아쉽지만 넉넉한 토크가 성능을 견인한다. 서스펜션은 매우 부드러워 거친 노면에서도 불안하지 않다. 사이드 미러의 사각지대를 해소해주는 BLIS(Blind Spot Information System)나 ‘다인오디오’의 사운드시스템을 기본 채용했다.

타 모델의 시트는 수동 조절식이지만 C30은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전동식이다. 그 밖에 애플 아이팟(iPod) 및 USB 연결단자를 달 수 있지만 옵션가격은 85만원으로 비싸다.

 ◆폴크스바겐 골프 GTi=군더더기 없는 내외관은 만족감이 크다. 골프 중에서도 핫해치로 불리는 것은 GTi와 4륜구동 방식의 R32로 나뉘지만 국내에는 GTi만 정식 수입된다. GTi는 터보 지연현상(Turbo Lag)이 적다. 가속력도 좋지만 코너 탈출 후 재가속 때 늑장을 부리지 않는다. 시속 200km 이상을 빨리 넘나드는 것도 매력이다. 뛰어난 동력 전달력과 빠른 변속을 자랑하는 차세대 변속기 DSG는 전문 레이서가 조작하는 수동변속기와 비교해도 손색없다. 서스펜션의 단단함은 경쟁모델 대비 중간급에 해당하지만 스프링과 쇼크옵소버의 조율이 잘돼 있어 다양한 노면 조건을 잘 소화해 낸다. 차체 밸런스가 좋아 주행안전장치 ESP를 꺼도 전혀 불안하지 않다. 골프 GTi는 서킷처럼 코너가 즐비한 산길이나 고속도로 등 어떤 환경에서도 뛰어났다. 수요가 적다는 이유로 4도어 모델만 판매하는 점은 아쉽다.

 ◆미니 쿠퍼 S=귀여운 디자인과 어울리지 않는 뛰어난 성능을 갖춰 매니어도 좋아하는 해치백이다. 1세대 쿠퍼는 엔진 시동이 꺼지는 등 잔고장도 있었지만 현재 판매되는 쿠퍼는 BMW와 푸조가 공동 개발한 엔진을 얹어 문제점를 해결했다. 엔진 출력의 변화는 미미하지만 성능은 뚜렷하게 좋아졌다. 카트를 타는 것처럼 경쾌하게 달리는 맛은 쿠퍼S만의 자랑거리다. 변속기 주변에 마련된 스포트 버튼을 누르면 가속페달 등의 반응이 조금 더 예민해진다. BMW 그룹의 일원답게 조금 더 스포티한 주행을 원하는 매니어를 위한 배려다. 6단 자동변속기는 반응이 빠르며 적정한 기어비로 다듬어져 엔진과 궁합이 잘 맞는다. 경쟁모델에 비해 가장 단단한 서스펜션을 채용해 급한 코너링에서는 탁월했지만 노면이 거칠 경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핸들의 조작감은 여전히 묵직하다. 이전 모델에 비해 개선된 느낌은 있지만 여성이 다루기에는 버거워 보인다.

 ◆푸조 207RC=이전 모델인 206RC는 7000rpm 이상을 넘나드는 고회전 자연흡기 엔진으로 반응성이 뛰어났다. 반면 후속모델인 207RC는 미니쿠퍼S와 같은 1.6L 터보엔진을 사용해 이전 모델처럼 예민하지 않다. 분명히 다루기 쉬워졌다. 1단을 넣고 초기 가속을 하면 조금 답답하지만 2단 이후는 무난하다. 207RC의 가속력은 3000~4000rpm에 달해야 활발해진다. 수동 5단 변속기의 변속감은 조금 거칠지만 확실한 손맛을 제공한다. 클러치는 다루기 쉽고 동력 전달에 빈틈이 없다. 브레이크 및 서스펜션 성능도 뛰어나 충실한 기본기를 자랑한다. 골프 GTi보다 작은 205mm급 타이어를 달았음에도 레일 위의 롤러코스터처럼 뛰어난 코너링 성능을 보였다. 고속 주행 능력은 경쟁 모델에 비해 조금 뒤처졌다. 타사의 시승차들이 모두 고급 휘발유를 주유했던 것에 반해 207RC는 일반 휘발유를 주유한 채 테스트에 응했기 때문에 변수는 생길 수 있다. 실내 공간의 핫해치로서 가장 뛰어나다. 경주용으로도 손색없는 버킷 시트가 기본 제공되며 스웨이드로 실내를 감싸 고급화를 꾀했다. 실내공간은 확실히 업그레이드됐다.

오토조인스=김기태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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