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고급 맞춤의상업 佛서 인기퇴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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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프랑스의 의상예술과 사치산업을 대표하는 고급 맞춤의상(오트 쿠튀르,Haute couture)이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지난달 파리에서 막을 내린 오트 쿠튀르 94,95추동컬렉션은 「발맹」「랑뱅」등이 수지타산이 안맞는다는 이유로 불참,화려한 겉치레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퇴조세를 여실히 반영했다.이같은 현상은 오트 쿠튀르가 실생활에서 입기위한 옷이라기 보다 일부 부유계층이 자신의 富를 과시하기 위한 겉치레용이라는 비난이일고 있는데다 최근 경기침체까지 겹쳐 수요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 또한 대부분의 기성복社가 가격과 質에서 맞춤복 못지않은 옷을 만들어내 그 고유영역을 잠식하고 있는데다 여전히 맞춤복이전근대적 판매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퇴조의 한 이유로 꼽히고 있다.
총 매출액면에서도 프랑스의 오트 쿠튀르는 88년 3억2천만프랑을 정점으로 잠깐 회복세를 보인뒤 지난해 2억9천만프랑으로 떨어지는등 계속 하강곡선을 긋고 있다.또 컬렉션도 옷을 보이는場이라기보다 슈퍼모델의 늘씬한 몸매가 더 눈길을 끄는 쇼비즈니스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이번 행사에도 美國 영화배우 실베스터 스탤론과 女優 조앤 콜린스,마술사 데이비드 카퍼필드등이참석해 조명을 받았으나 정작 실소비자는 줄었다는 평가다.
두번의 정기 컬렉션과 작업실운영비로 연간 3천만프랑이 들어 어지간해선 수지타산조차 맞추기 힘들어 전문 기업들에 소유권이 넘어가는 사례가 속출했다.프랑스의 가장 창조적인 영역으로 평가돼오던 오트 쿠튀르는 유행을 창조한다는 과거의 명 성과 달리 주된 수입원이 되고있는 화장품이나 선글라스 판매를 위한 홍보용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파리=高大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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