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은 인체의 축소판 혹은 제2의 심장으로 불릴 정도로 전신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장시간 앉아 있거나 서 있을 때, 혹은 하루 종일 돌아다닐 때, 발은 그 피로를 가장 먼저 느낀다. 그러므로 발만 잘 다스려도 우리 몸을 조금 더 건강하고 가볍게 만들 수 있다.
발을 건강하게 하려면 적당한 자극을 주어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래서 지발에 고루 분포하고 있는 각종 경혈점을 자극하는 발 지압은 건강관리의 첫 걸음이다. 그렇다면 이제 무엇을 밟아야 하느냐, 그게 문제다. 체질에 맞지 않는 발 지압 재료로 무조건 자극을 가하기만 하는 것은 도리어 발을 피로하게 만들 뿐이다. 발에도 몸의 성질에 따라 궁합이 맞는 지압 재료가 따로 있다.
* 모래 - 모래 밟기는 무좀과 피부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모래는 각섬석과 자철석, 규산 등의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신경통과 부인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도 유용하다. 몸이 찬 사람은 찜질모래를 밟도록 하고, 더운 사람은 파도가 넘나드는 시원한 백사장을 걷는 게 좋다.
* 흙 - 흙의 효능은 아직도 다 밝혀지지 않았을 정도로 방대하다. 가장 흔한 재료이면서 가장 효과가 좋은 재료이기도 하다. 체질과 온도, 세균 등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 가장 권할 만한 하다. 시골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황토는 약성(藥性)이 가장 뛰어난 흙이다. <본초강목>에서는 그 맛이 달고 독이 없어 황토를 침전한 물을 데워 마시면 설사와 같은 복통을 잠재울 수 있다고 기록돼 있을 정도다.
* 갯벌 - 갯바닥에 있는 거무스름하고 미끈미끈한 고운 흙을 개흙이라고 한다. 개흙은 예로부터 발 지압과 발 마사지의 고급 재료로 쓰였다. 자갈이나 모래밭을 걸을 때는 주로 발바닥에 집중적으로 지압효과가 미치는데, 갯벌은 발바닥에 골고루 압력을 가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안락한 느낌을 준다. 또 열 조절 능력도 뛰어나 체질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잘 맞는다. 갯벌에는 미네랄, 게르마늄, 벤토나이튼 등의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서 노화방지, 피부 노폐물 제거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 단, 발에 심각한 상처나 부스럼이 있다면 삼가는 게 좋다.
* 꿀 - 지압 재료로 다소 생소하지만 바닥에 꿀을 흘려두고 조심스럽게 밟으면 피로 회복과 굳은살 방지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옛날 중국 여자들이 전족을 신었을 당시 꿀 지압을 이용해 발의 피로를 풀었다고 전해진다.
* 나무 - 고체로 된 지압 재료 중에서는 가장 안전하고 무난하다. 그 성질이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으며 불필요한 열전달이 없어 누구에게나 잘 맞는다. 다만 세균이 서식하기 쉽게 세척 및 관리를 잘못하면 쉽게 갈라진다는 단점이 있다. 물로 세척한 후에는 응달에서 건조시키고, 물기를 다 제거한 뒤에 햇빛에 소독하도록 한다.
* 옥 - 최근 들어 옥은 고급 지압재료로 각광받고 있다. 옥의 구성성분은 마그네슘, 아연, 규소, 철, 망간 등 인체 생원소(bio-elements). 이중 마그네슘과 아연 등이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추위를 잘 타는 소음인과 태음인에게 잘 맞는다.
* 금, 은 - 최근 금이나 은으로 된 발 지압 제품이 효도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체질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고가품의 지압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금, 은, 구리 등은 몸을 차갑게 하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몸이 더운 태양인과 소양인에게 적합하다.
설은형 객원기자 skrn77@join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