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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회의' 산파역 6명에게 들어보니

중앙일보

입력


28일 열리는 ‘2007 한국 모의 국제회의’ 산파역을 맡은 6명은 미국 아이비리그 진학을 노리는 학생들이다. 대부분 외국 생활 경험이 있어 영어 외 1,2개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한다. 국제기구 진출, 국제금융가 등 장래 희망도 ‘글로벌’하다.  


손우성(민족사관고3)
"선진정치 배울 기회로"

“국제정치에 관심이 많았어요. 책을 통해서만 그런 것들을 익히기에는 한계가 있잖아요. 국제 현안에 대해 학생들과 토론하면서 직접 체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모의 국제회의 준비단의 청일점인 손우성 군의 꿈은 정치인이다. 교내 정치동아리 장으로 활동할 만큼 정치에 대해 관심이 많다. 국제회의·미 모의국회를 기획하게 된 것도 정치를 경험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정치인에 대한 시각이 유난히 부정적인데, 이 점이 오히려 더 큰 발전의 계기라고 생각해요. 신념을 갖고 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직업이죠.”
손군은 단호했다. ‘외국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돌아와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선진정치를 배워 한국정치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1차 목표는 미 컬럼비아 대학이나 뉴욕대(NYU) 합격.

손군에게 “영어 잘하는 비법이 뭐냐”고 묻자 “외국영화를 자막없이 보는 게 영어단어와 듣기실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죄책감 없이 놀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답했다.
그는 “모의 국제회의·미 국회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동안 국제사회 정서에 대해 많이 공부할 수 있었다”며 “첫해라 준비과정서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2회, 3회를 거치면서 후배들은 더 큰 대회로 키워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인수(한영외고3)
"영어 사용 회의에 기대"

“올 봄 하버드 대학교에서 개최한 모의국회에 다녀온 뒤 ‘우리나라에서도 학생들끼리 토론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인수 양은 한영외고 모의국회 동아리 회장이다. 친구들과 영어로 토론할 수 있다는 매력에 끌려 동아리에 가입한 뒤 회원들과 함께 ‘한영외고 모의 국제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교내에서 국제회의를 진행해 보니 같은 현안에 대해서도 학생들의 의견이 참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른 학교 학생들과 토론해 보면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여러 의견을 들을 수 있고, 심도있는 토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는 “영어를 사용해 학생들끼리 회의를 하다보면 ‘내 영어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등 6학년부터 4년동안 미국에 살다 온 김양은 요즘 미국 대학교 진학준비로 분주하다. 하버드나 프린스턴 등 아이비리그를 목표로 SAT 준비에 한창이다.
그러나 그는 “공부만 하기보다는 여러 활동을 하면서 나름대로의 캐리어를 쌓고 싶다”며 “그런 활동들이 대학에 가서나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진화영(대원외고3)
"환경 분야에 관심 많아"

“제가 이번 모의 국제회의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문제의 인식입니다.”
진화영 양은 지난달 참가했던 하버드대 주최 아시아 학생 대상 미 모의국회 당시의 기억을 잊지 못한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부 장관 역할을 맡아 북한 핵문제에 대한 정치적 합의점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북한사회’에 대해 모르고 있던 많은 부분을 깨달았다”는 그는 “주요 정치인의 발언 한 마디가 세상을 달라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모의 국제회의를 통해 한국학생들과 세계 각국의 긴급 이슈를 토의하면서 현존하는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싶다”며 “학생 때 느낀 책임감이 앞으로에 사회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 어떤 대학, 어떤 학과에 진학할 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는 진양은 “환경과 관련된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거창한 의미보다는 미래 우리 아이들이 나무가 많고 풍경이 아름다운 곳에서 뛰어놀 수 자연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라며 “모의 국제회의에서도 학생들과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토론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예슬(외대부속외고2)
"국제정세 알고 싶었죠"

“제가 좀 늦었죠. 용인에서부터 올라오느라 힘들었어요.”  허겁지겁 인터뷰 장소에 도착한 박예슬 양은 고등학생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앳딘 얼굴이었다.
그러나 그의 외국어 실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국제외교전략전문가가 꿈인 박양은 영어는 기본, 프랑스어와 스페인어에도 능통하다. 박양은 “‘국제화 시대’라고 하잖아요. 근데 국제화 시대의 정확한 의미가 뭐죠?” 라면서 “말만 하는 국제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잖아요. 청소년 시기부터 학생 국제정세에 대해 배우고, 연구하는 과정을 통해야만 진정한 국제화 시대를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요?” 라고 당찬 질문을 이었다.

박양은 “‘경험’을 통해야만 국제화의 참의미를 깨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초등학교 때 2년동안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부러웠던 점은 여러가지 활동을 통해 살아있는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며 “학생들이 준비하는 국제회의·미 모의국회가 초반에는 생소하겠지만 ‘스스로’ 준비한 만큼 그 의미는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김수빈(청심국제고2)
"국제금융 전문가 될 터"

“중 3때 갑자기 ‘제대로 공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철이 늦게 든 거죠. 원래 늦바람이 더 무섭다잖아요?”
김수빈 양도 올 봄 학교 대표로 하버드 대학교 주최 미 모의국회 행사에 다녀왔다.
“모의국회에 다녀온 뒤 교내 학생들과 함께 모의국회를 만들어 보려고 선생님 지도를 받고 있었어요. 때마침 미국에서 만났던 인수 언니로부터 ‘학교연합 모의 국제회의를 만들어 보려고 하는데 같이 해보자'는 연락이 왔죠.”

김양은 고교 입학 후 동북공정·외국인 근로자 자녀문제 를 주제로 토론협회를 만들어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영어잡지부 부장으로 활동하는 등 청심국제고의 유명인사다.
국제금융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인 그는 특히 독학으로 해외의 금융가 현황과 관련한 자신의 금융일기를 만들었을 정도로 열정적이다. 모의 국제회의를 준비하면서도 동료 학생들에게 월가의 정세 등에 대해 설명해 준 ‘차세대 금융전문가’다.
김양은 “국제관계나 정치현안 등 여러 분야를 공부하면서 폭넓은 지식을 쌓고 싶었다”며 “이번 기회에 많은 학생들과 토론하면서 자아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원지(대일외고2)
"토론 능력 키우고 싶어"

“오빠가 스탠퍼드 대학교 다녀요. 2년 후 ‘스탠퍼드 남매’ 취재해 주세요.” 자신의 장점을 ‘친화력’이라고 내세울 만큼 모든 일에 긍정적인 조원지 양은 교내 토론클럽(LOGOS) 기장, 오케스트라 파트장 등 대내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국제활동에 관심이 많아 지난 7월에는 미국 HOBY WLC(전세계 리더십 세미나)에 한국 대표단으로 참가했다.

영어공부 비법에 대해 묻자 조양은 “재미있는 글을 읽어야 영어에 흥미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일 영자신문과 시사잡지를 읽으면 영어와 사회문제를 동시에 학습할 수 있다”며 “기사를 본 뒤에는 반드시 그와 관련된 현안을 인터넷에서 찾아 공부한다”고 말했다.
외국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는 조양에게 가장 큰 문제는 시간부족. “토플시험은 물론 SAT 등을 준비하다 보니 내신공부할 시간이 없어 고민된다”며 “수업시간동안 열심히 듣고, 쉬는 시간 10분을 활용해 복습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의 국제대회를 통해 국제정치에 대해 좀더 넓고 깊게 생각하고, 치밀한 논리적 사고와 토론능력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최석호 기자 bully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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