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광어 왜 떼죽음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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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무더위로 닭.돼지 등이 집단폐사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4~26일 경남울진 앞바다에서 양식중인 광어 50여만마리가 수온상승으로 떼죽음 당함으로써 폭염의 피해가 뭍에서 바다로까지 확산되고 있다.광어 떼죽음을 두고 일부 현지주민들은 2㎞가량 떨어진 울진원전에서 배출된 온배수의 영향이라며 문제를 제기하는 등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양식장 주변 해역의 온도변화등을 면밀히 관측해온 국립수산진흥원측은 이번 떼죽음이 冷水帶의 급격한 소멸에 따른 해수온도의 상대적인 상승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냉수대는 매년 여름철 한반도의 동.서.남해의 일부 해역에서 온도가 낮은 심층수가 바람 혹은 난류등의 영향으로 표층수와 뒤섞여 생기는 해류로 양식어민들에게 적지않은 피해를 주는 것으로알려졌다.이번 광어의 떼죽음만 해도 피해액이 약 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냉수대가 빈발하는 해역으로는 동해의 장기곶에서 남해의 거제도에 이르는 약 1백㎞의 해안,서해의 만리포해수욕장 일대,진도 서쪽 해상등 3개지역이다.국립수산진흥원 韓相復박사(해양과장)는이들 해역중에서도 장기곶에서 거제도에 이르는 동 남해안이 수온변화가 커 양식어민들은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해안지역의 수온변화가 이처럼 심한 것은 냉수대를 이루는 리먼해류의 수온이 섭씨 5도가량으로 매우 차가워 표층수와 온도차가 크기 때문이다.
이번 떼죽음이 일어난 울진 앞바다의 경우 관측에 따르면 주변표층수의 수온이 25도 내외인데 반해 냉수대가 섞인 해역은 섭씨 10도 가량으로 매우 낮았다는 것이다.이같은 냉수대는 보통10일정도 체류하다 하루 이틀만에 급격히 사라 지는 것이 특징이어서 극심한 온도변화를 피해 달아날수 없는 양식 물고기들은 생리기능이 급격히 떨어져 떼죽음 등을 당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서해안의 냉수대는 동남해안과는 달리 심층수의 온도가 최하 섭씨 15도 가량으로 그리 낮지 않은 편이어서 여름철 한껏 달궈진 표층수와 섞이더라도 주변과 큰 온도차를 보이지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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