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챙기는 '운동가' 로라 부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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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부인 로라 부시(사진) 여사가 연일 미얀마 군사정권을 비난하고 있다. 평소 외교에 대해선 말을 아껴 왔지만, 미얀마 문제에서만큼은 적극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로라 여사는 10일 USA투데이 인터뷰와 월스트리트 저널 기고문에서 미얀마를 군사정권이 바꾸기 전의 원래 이름인 '버마'로 부르며 "군정은 종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라는 기고문에서 "군정 지도자 탄 슈웨 장군과 그의 대리인들에겐 친구가 없다"며 "그들이 물러나고, 정통성 있고 통합된 새로운 버마가 탄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라는 약 5년 전부터 미얀마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 왔다고 한다. 남편의 사촌으로 환경과 인권운동을 하는 한 여성의 얘기를 듣고 미얀마 상황을 주목했다는 것이다.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의 저서 '공포로부터의 자유'도 읽었다고 한다. 그 뒤 수치 여사를 은밀히 지원해 오다 지난해부터는 공개적으로 군정을 비난하기 시작했다고 USA투데이는 보도했다.

로라는 올해 5월 여성 상원의원 16명과 함께 가택연금 상태인 수치의 석방을 함께 노력하자는 내용의 편지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 보냈다. 지난주에는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서면 증언을 상원에 보냈으며, 반 총장에게는 유엔의 적극적 개입을 촉구했다.

로라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내 역할은 국내 문제에 국한된다고 생각하지만, 영향력은 (국제적인) 인권 문제를 부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부인이 된다는 건 생각을 나타낼 수 있는 연단을 보유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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