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산악인 백두산 같이 오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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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北京=劉尙哲특파원]남북한의 산악인들이 26일 중국 延邊조선족자치주의 延吉市에서 만나 분단후 처음으로 북한지역을 통한 백두산 공동등반문제를 협의한다.
연길시에 거주하며 남북한 산악인들의 교류를 추진해온 許士雄씨(조선족.동주무역)가 25일 밝힌 바에 따르면 한국의 남북교류추진산악인회의 梁明善씨와 북한의 국가체육위원회 임원 2명이 26일밤 연길시에서 만나 북한지역에서 출발하는 백두 산 공동등반문제를 협의한다는 것이다.
許씨는 이번 남북 산악인들의 만남은 그동안 북한측이 난색을 표명,1년 넘게 끌어오다 최근에 북한 정무원의 승인을 거쳐 갑자기 이뤄졌다고 전했다.
백두산공동등반이 비록 민간교류차원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북측 정무원의 승인을 거쳤다는 점에서 金日成 사후 북한의 對南태도와관련,주목된다.
북한측 국가체육위원회 관계자 2명은 이날 회담을 위해 하루전인 25일 延吉에 도착했으며 梁씨는 北京을 거쳐 26일 낮 연길에 도착해 이날 밤 늦게 협의에 들어간다.
이날 협의에서는 백두산 공동등반에 필요한 제반경비는 한국측이전액 부담하는 조건으로 양측의 등반인원수와 등반시기.기념행사 내용등 구체적인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측의 梁씨는 연길에서 운영하는 한중합자기업의 이윤을 북한측 산악관계 발전에 쓸 수 있도록 북측에 제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길주산업 대표로 있는 梁씨는 고려대 경영대 산악회장을 지냈고남북교류추진산악회를 운영해온 산악인으로 지난해 6월7일 통일원에 북한주민접촉 신청서를 제출,6월29일 승인을 얻어 1년여 북측과 접촉을 시도해왔다.
통일원 관계자에 따르면 梁씨가 이번 접촉뒤에 결과보고서만 통일원에 제출하면 법적으로 하자가 없으나 등반을 위한 入北시 통일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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