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패>인천 은율탈춤보존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전통 탈춤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혼을 불사르는 탈춤 모임이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78년2월 중요 무형문화재 제61호로 지정된 은율(殷栗)탈춤보존회(회장 莊龍秀).
아흔이 훨씬 넘은 莊회장에서부터 30대 초반의 자영업자.회사원.교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과 직업층으로 구성된 회원들은조선말의 대표적 탈춤인 은율탈춤 전승을 위해 생업까지 내팽개칠정도로 열정을 보이고 있다.찜통더위속에서도 춤 판을 이끄는 28개 배역을 모두 소화하기 위해 매주 세차례씩 모임을 갖고 춤사위 한동작 한동작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온몸을 땀으로 적시고 있는 것이다.
2백~3백여년전 황해도 서쪽 평야지대 끝에 자리잡은 당시 은율군 장터에서 공연되던 은율탈춤은 사자춤.상좌춤.팔목중춤.양반춤.노승춤.미얄할미춤등 여섯마당으로 구성돼 있으며 마당마다 양반과 승려들의 신분적 지위와 종교적 권위를 땅으로 추락시킴으로써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고 있는 것이 주요 줄거리.
그러나 이 춤은 해방후 6.25사변등으로 거의 명맥이 끊기다시피 했으나 인천으로 월남한 莊회장이 60년대 후반부터 자비를털어 탈을 제작하는등 소도구.의상을 만들어 공연을 재개하고 69년 보존회를 구성하면서 겨우 명맥을 유지했다.
이후 83년 인천남구숭의동 수봉공원에 전수관이 건립되면서 보존회 활동은 더욱 활성화되기 시작했다.이때부터 해외 공연은 물론 매년 봄.가을 두차례씩 정기 공연을 갖고 강습회를 수시로 열어 현재는 은율탈춤 이수자와 전수자 18명을 포 함해 회원이2천여명에 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엔 미국내 아시아 문화를 전파하는 「아시아소사이어티」초청으로 LA를 비롯,뉴욕.워싱턴.휴스턴등 7개 도시를 순회하며 우리 전통 탈춤의 예술성을 한껏 뽐내기도 했다.
〈鄭泳鎭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