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링 스톤스 5년만에 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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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30년 이상 로큰롤의 대명사로 군림해온 그룹 「롤링 스톤스」가 5년만에 신곡들을 내놓으면서 로큰롤의 수명은 무한하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믹 재거와 키스 리처드가 모두 50대가 된 롤링 스톤스의 신곡 15곡을 담은 앨범 『부두 라운지(Voodoo Lounge)』는 최근 전세계의 대중음악에 로큰롤 수호자로서의 역할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40년 이상된 로큰롤이 이제는 지겹다고 여길만 한데도 롤링 스톤스의 음악이 다시 강렬한 힘을 뿜어내는 것은 요란스럽게 신나고 10대들 못지않은 열정이 넘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열정은 할아버지가 될 나이에도 여전히 악동들로 남아있는 재거와 리처드가 만들어낸 자연스럽고 원초적인 리듬과 가사들로 장식되었다.
이들과 함께 청춘을 보낸 사람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것뿐만 아니라 컴퓨터와 전자음악이 난무하는 요즘에 정제된 리처드의 기타연주와 왁자지껄 떠들어대면서도 쉽게 와닿는 재거의 보컬은 역시관록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또 록 음악에 깊이 빠져있는 매니아들은 『당신은 나를 때리는군요(You Got Me Rocking)』,『불꽃이 튈것이다(Sparks Will Fly)』와 같은 블루스풍이 섞인 노래들에서 이들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롤링 스톤스하면 뭐니뭐니해도 60년대부터 유행한 『만족할수 없어요(I Can't Get No Satisfaction)』로 대표되는 롤링 스톤스 특유의 감각적인 로큰롤이 떠오른다. 구차한 형식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감상으로 역동적인 정통 로큰롤의 매력을 앨범 전체에서 만끽할 수 있다.
이 앨범은 특히 영국의 버진 레코드社와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계약을 하면서 내놓은 야심작으로 친숙한 로큰롤 리듬으로 완전히또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나오자 마자 전세계의 앨범차트에서 로켓처럼 치솟고 있는 새 음악들과 함께 전미 순회공연을 벌이며 뜨거운 여름을 달구고 있는 롤링 스톤스가 베풀어주는 것은 팝 음악 고유의 가장 큰 매력인 「즐거움」그 자체다.
〈蔡奎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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