傳.月貰 혼합형 셋방 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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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전세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세를 놓는 방법에 있어서도 독특한 변화가 일고 있다.
23일 일선 부동산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최근 들어 전세를 놓는주택 소유주들은 1백% 전세보증금을 받던 종전방식 대신,50%만 보증금으로 받고 나머지 절반에 대해서는 월세로 환산해 받기를 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서울 개포.대치동 일대의 경우 통상 9천5백만~1억원에 전세를 놓는 33~34평형 아파트 소유주들이 새로 세를 놓으면서 보증금은 절반가량인 5천만원만 받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1.7~1.8%의 이자로 환산,월 85만원씩을 월세로 받 는 사례가 늘고 있다.중.상계동 일대에서도 5천만~5천5백만원을 호가하는25평형 전세는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보증금 2천만~3천만원에 월 30만~50만원의 월세를 요구하는 半전세매물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전세 구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는 광명시철산.하안동일대 등 수도권 베드타운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전세값이 오름에 따라 가격선을 맞추지 못한 전세수요자들이 모자라는 액수만큼만 월세로 주고 입주하는 전.월세 복합형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지난봄까지만 하더라도 4천만원선이던 고층 25평형 전세가격은최근들어 4천5백만~4천8백만원대로 뛰면서 4천만원밖에 마련하지 못한 전세 수요자들이 보증금 4천만원에 월세 10만~16만원을 얹어주고 입주하는 것이다.이 경우 월세를 월 2%로 환산하고 있어 전세값 상승에 따른 세입자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이같은 추세는 집주인 입장에선 부동산경기가 위축되면서 목돈을 받아도 재산증식을 할 수 있는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데다 일반금융기관에 맡기는데 비해 월세가 상대적으로 고수익(年利 20.4~24%)이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세입자 입장에선 갑자기 오른 전세보증금을 마련하기가 어려워 일부를 월세로 내는 방식을 선호,이같은 전.월세 혼합형 임대차계약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임대주택건설촉진법의 개정으로 주택임대업이 양성화됨에 따라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토개발연구원 金政鎬연구위원은 『매물은 모자라는데 찾는 사람이 많은 지금과 같은 공급자 우위의 주택임대시장 여건에서는 세입자들이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전.월세 혼합형 거래를 수용할수 밖에 없다』며 『이를 제도적으로 규제할 수는 없으므로 월세환산 기준이율을 은행금리에 근접한 수준으로 내리도록 소비자보호차원의 사회적 캠페인을 벌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李光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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