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고멋있고>광화문 국수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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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내가 동아일보사 구관 바로 옆에 자리잡은「광화문 국수집」을 발견한 것은 지난해 9월 이 집이 처음 영업을 시작할 무렵이었다.우선은 삭막하기 그지없던 동아일보사 구관과 서린호텔 사이에이국적 분위기의 2층 단독건물이 생긴 것이 무엇 보다 마음에 들었고,자주 드나들다 보니 4천원짜리 칼국수 하나에 쏟는 주인의 정성에 반해 단골이 되었다.
1백60평 규모의 2층 건물에 1층은 「슈바빙」이라는 커피숍,2층은 국수집으로 돼있는 특이한 형태다.점심때가 되면 이 집명물인 사골칼국수 맛을 보려는 인근 샐러리맨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2층이 아무리 붐벼도 1층은 낭만적 분위 기의 커피숍으로 운영,광화문을 오가는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로 지키겠다는게 서양화가인 여주인의 의지.
이 집 칼국수는 韓牛 사골을 15시간 넘게 곤 후 여기에 양지머리를 넣어 한번 더 곤 국물이 맛의 비결이다.국수도 사골국물에 삶아 여기에 펄펄 끓는 사골국물을 다시 부어 담백한 맛을낸다.요즘처럼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로 찌는 더위속에서도 이집의 뜨거운 칼국수 국물을 들이키다 보면 흐르는 땀과 함께 더위는 저만큼 물러나 있다.
〈추천인=李敏子 도서출판 삼신각대표〉 〈가 보았습니다〉 가족단위의 외식집이라기 보다는 도심의 직장인들이 오가며 별미를 즐기고 싶을 때 가 볼만한 전문음식점이다.사골국물을 이용한 국수전골(2인분 1만5천원),만두전골(2인분 2만원)및 순녹두를 갈아 고사리.숙주나물.김치 등을 얹어 부친 녹두전(2장에 1만원)도 권할 만하다.최근 일부러 찾는 사람이 많아져 점심시간엔지나치게 혼잡하고 분위기가 단조로운 것이 흠.
일요일.공휴일엔 쉰다.자그마한 주차장이 있지만 차량소통이 많은 지역이라 되도록 차는 안가지고 가는 것이 좋다.(732)5542~3.
〈李德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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