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하면 체제위협 판단-김대통령,좌경세력에 强手쓰는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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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金泳三대통령이 국가기강 확립이라는 명분아래 노사문제.左傾세력등에 대해 「극렬 대기업노조에 대한 특단조치」「主思派 절대不容」등 과거와는 다른 강경한 언명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1년간 개혁이라는 구호아래 용인됐던 노사문제.남북문제.
학생문제등에 대해 金대통령이 강경하게 나서는 이유는 현재의 흐트러진 국법질서와 사회 기강을 더이상 방치할 경우 엄청난 혼란상태가 초래될 것이라는 내부적인 위기의식과 함께 金正日체제가 對南강경노선을 추구,南北관계는 상당기간 긴장국면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작용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문민정부의 이미지가 훼손될까봐 극렬 운동권.노조에 대해서조차 강공을 자제하던 金대통령의 이같은 「변신」은 金日成사망 후 전개된 국내의 어이없는 혼란과 對南선전 전략에 하등의 변화가 없는 북한의 자세 때문이다.
이에 따라 主思派학생 검거령이 내려지고 불법 노사분규를 강행하는 現代중공업등에 대한 공권력 투입등이 강구되는가 하면 金日成의 6.25도발을 확실히 해주는 문서를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인간띠 잇기 추진본부」가 금년 8.15를 계기로 1백만명을동원,제주에서 판문점을 연결하려는 계획을 불허한 것도 정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서울에서 판문점에 이르는 인간띠 잇기가 韓完相당시통일원장관의 「후원」에 의해 가능했던 사실에 비추어 이는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다.韓장관에 대해 「환상주의자」라는 노골적인비판이 정부내에서 나도는 것도 그러하다.
그러나 정부가 이처럼 초강경으로 선회한데는 북한측의 對南전략이 분명해진게 결정적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기대하던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이 아니라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남한내부의 분열 획책에만 주력할 것이라는 판단인 것이다. 당분간 정상회담을 포함한 대화를 바라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있다. ○…民自黨의원들은 金대통령의 强手를 책임감과 철저한 현실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있다.특히 현실에 대한 金대통령의변화된 인식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19일 청와대 만찬에 다녀온 民主系 潘亨植의원(醴泉)은『대통령이 확 달라졌더라』면서 『대통령은 군사독재 시절의 학생운동에애정을 갖고 있었기에 그동안 학생들이 큰 잘못을 저질러도 최대한 관용을 베풀려 했으나 이제 그런 애정과 관용 으로는 도저히학생들의 逸脫을 제어할 수 없다고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李明博의원(전국구)도 『대통령은 노사문제에 대한 인식에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대통령은 지난해까지만 해도「勞使양측의 책임」을 지적하고자율적 해결을 강조했으나 이젠 정부의 적극적 역할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자당의 한 당직자는『취임후 1년동안 金대통령의 국정관리는 과거 정권과의 차별화쪽에 무게중심이 있었다.그러나 운동권이나 노조쪽에서 문민정권을 대하는 자세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金대통령의 자세는 보다 현실론 쪽으로 기울었다』고 분석했다.
다른 당직자는 『앞으로 「전시효과」만을 위한 재야인사 영입등은 자제할 것』이라면서 『시국문제에 있어서도 특히 철저하게 자유민주주의 원칙을 관철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金玄鎰.李相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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