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타운경제학>2.명동-人波와 商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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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명동은 다양한 색깔을 지니고 있다.마치 孔雀이 우아한 자태를시시각각으로 바꿔나가듯 명동은 하루에도 몇번씩 자신의 모습을 달리하고 있다.
명동은 시간대별로 찾아드는 사람이 다르고 이에 따라 商圈의 흐름도 달라진다.그러나 이곳을 찾는 사람이나 이들을 맞는 商圈이 무질서하게 우왕좌왕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법칙처럼 질서정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른 아침과 오전의 명동은 샐러리맨들의 차지다.오전9시 전후로 지하철에서 쏟아져 나와 곳곳에 포진해 있는 은행.증권.단자사등 금융기관으로 흩어진다.상가번영회 權赫周이사는『이곳 금융기관의 종사자가 3만여명이며 이들을 찾아 명동에 오 는 사람은 하루 평균 40여만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들로 인해 오전의 명동은 기업체에 資金이라는「젖줄」을 대주고 이른바「사채꾼」이란 이름으로 제도금융이 해주지 못하는 역할까지 맡는 금융산업의 중심지가 된다.
점심시간에는 이들과 때이르게 명동을 찾는 발랄한 젊은이들이 뒤섞인다.이 때문에 한일관과 같은「고색창연」한 음식점과 각종 패스트푸드점이 동시에 성업을 이룬다.또 주머니가 얄팍한 샐러리맨과 젊은층이 2천원 안팎으로 함께 점심을 때우는 「충무김밥」,순두부.라면집이 짭짤한 매상을 올린다.
그러나 오후 5시 전후가 되면 명동은 또한번 거대한 변신을 서두른다.직장을 끝마친「OL族」,미시족,X-세대등이 어우러지면서 명동은 전혀 다른 색깔로 단장을 한다.패션전문점.의류할인점.구두점.음반판매점등 이곳의 3천7백여 점포는 레 게風이나 랩流의 최신 음악을 경쟁적으로 크게 틀어놓고 한사람이라도 고객을더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구두점포를 운영하는 현영호씨는『하루 매출중 절반 이상이 젊은이들이 집중적으로 모이는 오후5시부터 10시 사이에 판매된다』고 말했다.
명동은 요즘 또하나의 색깔을 준비하고 있다.명동 입구에 있는코스모스백화점이 연말께「코스모스플라자」로 새단장,인근 남대문시장 도매상가와 연계한 24시간 할인매장을 열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명동은 하루내내 사람과 돈이 흘러다니는 중심가로서의 면모를 새롭게 할 것이다.
글 =金是來기자 사진=李雲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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