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습 드러낸 '이명박 선대위' 8인 위원장 + 4인 실세 전면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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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선대위'가 8일 모습을 드러냈다. 한나라당은 이날 '대한민국 국민성공캠프'란 명칭이 붙은 선거대책위원회 인선 내용을 발표했다.

공동선대위원장단은 '2+6 시스템'이다. 2명은 당내 인사고, 6명은 당 밖 직능별 인사다. 당내 인사로 강재섭 당 대표가 상임 선대위원장을 맡았고, 안상수 원내대표도 공동선대위원장(국회 담당)의 일원이 됐다. 외부 몫 공동선대위원장은 ▶유종하 전 외무장관(외교안보) ▶박찬모 전 포항공대 총장(교육과학기술) ▶바이오벤처기업인 리젠바이오텍의 배은희 대표(미래신산업) ▶김성이 이화여대 교수(사회복지) 4명이다. 농.어업과 체육.청소년 2개 분야 공동위원장은 이번 발표에선 빠졌다.

문화예술 분야 공동위원장으로 영입된 박범훈 중앙대 총장은 본인이 "현직 대학 총장이 특정 후보의 선대위원장 직함을 갖는 게 부적절하다"며 고사해 선대위원장급인 문화예술정책위원장을 맡게 됐다. 외부 네트워킹 작업을 담당할 국민통합 특위 위원장은 이윤구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맡았다.

① 철저한 후보 중심 조직=선대위 조직은 상하 위계질서가 분명한 수직 구조가 아니라 후보를 중심으로 방사형 구조다. 각 조직이 후보한테 보고하고 책임지는 방식이다. 결국 조직 간 실적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 후보에게 많은 부담이 쏠릴 가능성도 있다. 핵심 기구인 경제살리기 특위 위원장을 이 후보가 직접 맡은 것이 이례적이다.

통상 선대본부장의 지휘를 받던 시.도 선대위는 이 후보가 직접 챙긴다. 선대위 핵심 멤버들이 참여하는 전략홍보조정회의도 이 후보가 직접 관리하는 '이명박의 별동대'다.

② 여의도 정치 탈피=인선 작업에 참여한 정두언 의원은 "정치권 인사보다 실제로 정책 작성에 도움이 되는 외부 전문가를 모셨다"고 주장했다.

영입된 선대위원장은 대부분 이 후보의 취약점을 보완할 만한 인사들이다. 박찬모 전 포항공대 총장과 바이오벤처기업 대표인 배은희씨는 이 후보의 '토목공사''개발시대' 이미지를 순화시킬 수 있다. 유종하 전 외무장관은 '경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이 후보의 '외교안보' 콘텐트를 보충해 줄 수 있다. 금융전문가인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을 경제살리기 특위 부위원장으로 영입한 것도 콘텐트 보완용이다.

③ 실세 4인방과 6인회의=선대위가 출범해도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최시중 전 갤럽 회장, 이재오 최고위원, 정두언 의원 실세 4인방의 영향력엔 흔들림이 없을 듯하다. 이 최고위원은 전략홍보 담당 부위원장에 기용됐고, 정 의원은 '이명박 선대위'의 핵심 조직인 전략기획단의 총괄팀장을 맡았다. 정 의원이 이 최고위원이나 이방호 사무총장과 주요 의제를 조율한 뒤 이를 전략홍보조정회의에 올려 논의하면 최종적으로 이 후보가 참여하는 '6인회의'에서 결정을 내리는 시스템이다. '6인회의'는 이 후보와 이 부의장, 최 전 회장, 이 최고위원 외에 박희태.김덕룡 의원이 참여해 일주일에 두 차례씩 열리는 비공식 최고의결기구다.

④ 의원들은 지방으로=중앙선대위가 슬림화된 반면 의원들은 표밭 현장인 지방선대위에 대거 투입됐다. 서울에는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맹형규. 이재오. 홍준표 의원 등 3선 의원과 함께 배성동 헌정회 정책위의장을 임명했다. 부산에는 김형오(4선).권철현.김무성.정의화.정형근(이상 3선) 의원 등 중진 5명이 포진했다. 대구에는 3선인 박종근.안택수 의원이, 경북은 권오을.김광원.임인배 의원 등 역시 3선이 기용됐다. 인천은 이윤성.이경재.황우여(이상 3선) 의원이, 경기는 김영선.이재창 (이상 3선)의원과 고흥길(재선) 의원, 전용원 전 의원 등이 위원장으로 발탁됐다.

⑤ 상임고문 박근혜 '백의종군'=박 전 대표는 상임고문직을 맡게 됐다. 경선 당시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이던 김무성 의원은 부위원장에, 최경환 의원은 경제살리기 특위 총괄간사에 임명됐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상임고문직은 전직 대표로서 맡을 당연직 같은 것 아니냐"며 "백의종군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선대위 회의에 참석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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