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48) 서울 성동구 임종석 열린우리당 의원

중앙일보

입력

“지금 정치권은 ‘건설을 위한 파괴’의 산고(産苦)를 겪고 있습니다. ‘변화와 개혁’이라는 전환기적 상황에서 주어진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서울 성동구의 임종석(38) 열린우리당 의원은 “17대 총선이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라며 “이번에 정치개혁을 못하면 한국 정치가 다시는 일어설 수 없다는 비장한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 의원은 4년 전 “바꿔!” 열풍 속에 최연소로 국회의원이 된 스타 의원. 그는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여론에 부응해 “ 현역 국회의원이 누리는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16대 총선 당시 선거법이 현역 의원에겐 무제한적으로 선거운동을 보장하고, 정치신인의 선거운동은 과도하게 규제함으로써 평등권·공무담임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헌법 소원을 낸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 처음 그 마음으로 돌아가, 시작한 일을 마무리 한다는 각오로 현역으로서의 기득권 포기를 실천하려고 합니다.”

그는 2003년 정기국회에 대한 의정보고서를 배포한 지난해 말 이후 의정보고서를 만들지 않고 있다. 의정보고회도 일절 열지 않았다. 의정보고서 배포와 의정보고회 개최는 현역의원 기득권의 상징과도 같은 것. 그는 ‘돈 안 드는 선거’ 쪽으로도 모범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이런 의지를 담아 그는 최근 ‘굿바이, 머니 폴리틱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구체적인 실천의 예로 “후보로 확정되고 나면 수입과 지출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매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면 법정 선거자금을 초과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그는 장담했다. 또 조직 선거, 돈 선거의 폐해를 막기 위해 모든 선거운동을 순수 ‘자원봉사형(임종석 서포터즈)’캠프가 주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선거기간 동안 선대위의 모든 활동과 자신의 스케줄을 매일 아침 선관위에 통보하고, 취재와 감시를 위한 언론과 시민단체의 동행을 24시간 보장하겠다고 덧붙였다.

17대 총선에 대한 임 의원의 가장 큰 바람은 사실 “선거 자체가 신명나는 문화 캠페인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이 역시 자신이 먼저 실천해 보이겠다고 말했다.

정치권 차원의 정치개혁을 위해선 돈과 지역주의가 지배하는 정치환경을 바꾸기 위한 제도 개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일례로 정치자금 모금과 사용 과정이 투명하게 드러나도록 신용카드 사용을 법제화하겠다고 했다.

▶임종석 열린우리당 의원은 교육위원회에 소속돼 있으면서 사립학교법 개정, 학교폭력 관련 특별법 제정 등을 위해 애썼다. 이런 활동이 바탕이 돼 그는 2000년과 2001년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뽑혔다. 그는 “성동구의 경우 교육환경 개선은 주민들의 오랜 바람일 뿐더러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직결돼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현장실습차 국회를 찾은 한양여고 3학년 학생들과 포즈를 취한 임종석 의원(앞줄 가운데).

초선 의원으로서의 4년 의정활동에 대해서는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었다.

“국민들은 지난 총선에서 정치개혁의 적임자로 저, 임종석을 고르셨습니다. 국민의 명령이라고 생각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한 가지만 꼽는다면, 당선 직후부터 당비 내는 진성당원 중심으로 지구당을 운영하려고 애썼고, 지금 당비만으로 지구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반면 자신의 철학이 담긴 ‘현장중심의 정치’를 욕심만큼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그는 재선에 성공하면 무엇보다 생활현장·경제현장에서 문제를 찾아내고 이를 개선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상임위로는 통일외교통상위를 노렸다. 그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자신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라고 주장했다.

“아직 젊고, 정치인으로서의 이력도 일천하지만, 무엇이 되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정치인으로서 저의 행동 기준은 “옳으냐, 그르냐” 그리고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아닌가?’이 두 가지입니다.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여 균형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할 겁니다. 바르고 정직한 정치를 국민들께 돌려드리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역구인 서울 성동구의 최대 현안으로는 교육환경 개선을 꼽았다.

“성동구는 지역개발이 급속도로 이뤄지면서 인구가 급격히 늘어난 곳입니다. 초·중·고등학교가 모두 부족할 뿐더러, 인문계 남자고등학교는 한 곳도 없었죠.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고, 이제 해결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인문계 남자고등학교도 올해 개교하는 경일고등학교를 비롯해 2~3개교를 신설하는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

김경혜 월간중앙 정치개혁포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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