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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그리고 그들의 뒷모습"-잃어버린 모성 잔잔히 묘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제 딸도 못알아보는 무정한 에미소리 안들으려면 정신차려 이것아.』 진천댁은 15년만에 찾아온 딸이 돌아간 뒤에야 자신의큰딸임을 알아채곤 같이 지내는 작부 형자에게 하소연半,푸념半의사설을 늘어 놓는다.40대 남자관객들까지 벌개진 눈시울을 멋쩍게 훔쳐내는 장면이다.
극단 모임의 『그리고 그들의 뒷모습』은 여성작가가 쓰고 연출했으며 여배우들만 출연하는 여성연극.「어머니를 위하여」란 부제처럼 이 극은 여느 페미니즘 연극처럼 목소리를 높여 여성현실을고발하기 보다는 이 사회에서 버림받은 어머니들의 잃어버린 모성얘기를 잔잔히 그려내고 있다.
TV세트를 연상케하는 오밀조밀한 무대와 잔잔한 움직임,그리고여성심리의 속살을 그대로 옮긴듯한 섬세한 묘사는 그대로 한 편의 TV멜로드라마를 보는듯 하다.淚腺을 자극하는 대사와 극의 내용은 30년대 신파극에나 나옴직한 것들이지만 이를 풀어내는 세 여성연기자의 멋진 앙상블은 현대판 신파극의 재미를 만끽하게한다. 8월7일까지 평일오후 7시30분,토.일요일 오후4시30분.7시30분(화요일 휴관) 강강술래소극장.(747)7492.
이해수 작.연출,원미원.이경희.이금주등 출연.
〈李正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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