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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주변인물 분석/군현대화에 앞장/해외파 중용 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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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미외교 수완보인 강성산부상/정/이근모·연형묵·김달현거취 관심/경
▷당◁
김정일은 64년 김일성대학을 졸업한뒤 곧바로 당으로 진출,후계자 수업을 쌓았다.따라서 이곳에는 그의 측근들이 가장 많이 포진하고 있다.
김의 최측근으로는 우선 여동생 경희(48·당경공업부장)의 남편인 장성택(49)을 꼽을 수 있다.북한의 엘리트코스인 김일성대학과 김일성 고급당학교를 졸업한 그는 초고속 승진을 거쳐 현재 중앙당 청년사업부를 책임지고 있다.
학교·사로청등 청년단체들을 상대로 김부자 우상숭배 작업을 벌여온 그는 대학시절 김경희의 끈질긴 구애를 받았을 정도로 머리가 좋고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은 김정일의 구상을 실천에 옮기는 역량이 탁월하다.북한에서 망명한 외교관 고영환씨는 그를 김일성·김정일 다음의 「제3인자」라고 지칭한 적이 있다.
김국태 당비서는 70년대 김정일이 후계기반을 다지는데 큰 도움을 준 인물이다.6·25때 전사한 빨치산 출신 김책의 아들인 그는 만경대혁명학원 1기생으로 김일성대학·모스크바대를 졸업한 전문관료 1세대다.
그는 67∼73년 선전선동부장으로 재직하면서 김일성 유일사상체계 확립에 앞장섰고,김정일이 후계자로 지목되자 그의 초상화 걸기를 주도하는등 「또 하나의 수령화」작업에 열성을 바쳤다.92년12월 당비서로 선출된 그는 당조직 관리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의 1급 조직참모로는 전병호(70·당비서)가 있다.역시 만경대혁명학원 1기생인 그는 김일성대·모스크바대를 졸업,56년당조직 지도부 지도원으로 발탁되면서부터 출세가도를 달렸다.김정일은 73년 조직사상비서가 되자마자 당시 김일성 고급당학교 교장이던 그를 조직지도부 부부장으로 불러들였다.김정일이 당총비서에 오를 경우 가장 중요한 조직비서직은 전병호·김국태·장성택 세사람중 한사람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김정일을 위한 사상체계 개발에 앞장설 사람으로는 김일성의 조카사위로 김일성대학 총장을 지낸 황장엽 국제담당비서(69)를 꼽을수 있다.그는 김일성대학을 졸업하고 모스크바대로 유학해 철학을 전공했다.50년대 중반 김일성대학 철학강좌장때 주체사상 정립에 큰 역할을 했던 그는 72년12월 40대의 젊은 나이에 최고인민회의의장이 되었고 세번이나 연임했다.그는 이때 30여개 비동맹국을 방문, 주체사상연구회를 만들도록하는등 소위 「인민외교」에서도 큰 공을 세웠다.
윤기복당비서(68)는 교육·과학분야를 맡고 있으나 오랫동안 대남사업을 벌여온 인물이다.경기고보 4년을 중퇴한뒤 만주의전을 거쳐 모스크바대에서 통계학을 전공하고 72년부터 남북적십자회담의 자문위원으로 일했다.이것이 인연이 돼 81년 조평통부위원장으로 임명었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대남사업에 관여했다.<이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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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이 입안한 정책의 세부계획을 세워 집행하는 정부원에는 당료에 비해 유연한 사고를 가진 전문엘리트가 많으며 김정일추종자들이 즐비하다. 정무원 총리인 강성산(63)은 김일성의 이종사촌 동생으로 만경대혁명학원·김일성대학·모스크바대를 졸업한 경제통이다. 84년 함북도당 책임비서겸 인민위원자으로 임명돼 두만강유역과 나진·선봉지구 특구개발에 힘썼다.
그는 92년12월 다시 총리로 복귀했는데 김정일체제가 대외경제협력을 추진하는한 계속 실세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최영림 부총리겸 금속공업부장(65)도 김일성대학·모스크바대 출신으로 경제에 밝고 판단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주석궁의 고급정보를 빼놓지 않고 김정일에게 제공,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앞으로 총리로 발탁될 가능성이 크다.
외교분야의 대표적 엘리트로는 김영남외교부장(69)·강석주외교부 제1부부장(55)이 꼽힌다.
미국과 핵협상을 계속해온 강은 우선 영어에 능통하고 유엔·서방인맥에도 밝다.김정일에 대한 충성심이 대단히 강한 그는 김정일이 미국·일본과의 수교를 목표로 삼고 있는한 더욱 중용될 게 분명하다.〈이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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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상층부는 ▲김일성과 함께 항일 빨치산 활동에 참여했던 원로집단 ▲소련 군사아카데미 출신의 해외유학파등 크게 두 그룹으로 구성돼 있다.
이가운데 다수는 빨치산 출신들로 ▲오진우 인민무력부장(78) ▲최광 총참모장(76) ▲이을설 호위총국장(74) ▲이두익 중앙군사위원(73)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소련 군사아카데미등 해외파 출신으로는 ▲김두남 대장(66) ▲김봉율 인민무력부 부부장(레닌그라드 문학대) ▲오극렬 민방위부장(65)등을 들 수 있다.
이들중 김정일이 특별히 관심을 갖고 지원했던 그룹이 바로 해외파들이며 앞으로 이들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의 등장으로 북한 권력구조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군부에도 대대적인 체제개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올해 나이 78세의 고령인 오진우 인민무력부장이 교체될 것으로 보이는데 후임에는 역시 총참모장 최광이 유력하다.
최광의 후임에는 만경대혁명학원과 김일성대학·소련 공군대학을 나온 오극렬 민방위부장이 유력시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관측과는 달리 오극렬이 인민무력부장에 전격 기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는 김강환·김두남 군사위원등과 함께 김정일을 지지하는「군부트로이카」로 알려져 있으며 공군사령관과 총참모장을 역임한 바 있는 김정일의 심복이다.북한의 군부 엘리트들은 철저하게「수령의 군대」이자「당의 군대」임을 입증해 주는 좋은 실례다.
빨치산 출신들이 대개 정규전과 비정규전(게릴라전)을 혼용하는 전투적 특징을 나타내고 있는 반면 해외파들은 군현대화와 군수산업 발전등을 강조하는 군부내 진보세력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군 최고의 권력기구인 중앙군사위원회 위원들의 면면을 보면하나같이 김일성·김정일과의 각별한 인연을 기초로 발탁된 충성파들임을 알 수 있다.
특히 백학림·이을설등은 빨치산 시절부터 김일성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했던 측근중 측근으로 김정일의 어린시절 후견인 노릇을 하기도 했다.〈김준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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