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41년만에 첫 “완전 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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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북,대남확성기 비방 중단…심리전 방송 안보내/우리측도 자제 김 장례식이후 계속될지 관심
1백55마일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대치한 남과 북이 53년7월27일 휴전협정 조인이후 41년만에 처음 상호 비방방송까지 중단하는 「완전휴전」상태를 이루었다.
휴전선을 따라 91곳에 설치된 북한의 대남심리전용 확성기가 김일성사망을 발표한 9일오후부터 방송의 단골메뉴였던 남한체제 비판·남한 주요인사 비난을 중단하고 우리 국방부도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하는 행위를 삼간다는 정부방침에 따라 대북 방송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남북정상회담·제3차 북―미고위급회담 준비협상이 진행되던 9일오전까지도 평소의 대남 비난 목청을 낮추지 않던 북한 확성기는 김일성 사망소식 발표이후로는 북한방송 내용과 장송곡으로 일관하다 10일부터 김정일에 대한 충성맹세 내용의 양을 차츰 늘려가는 방향으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전파 방송의 경우도 10일 오후10시 평양방송이 최근 광주에서 열린 한총련 2기 발대식 관련 소식을 전한 것을 제외하고는 남한뉴스를 일절 취급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남북은 53년7월27일 유엔과 북한간 휴전협정이 성립된 이래 지난 4월까지 북한이 41년간 42만6천1백66건의 휴전협정 위반 사건을 일으키고 거의 하루도 쉬지않고 방송·전단살포등을 통한 심리전을 전개하는등 끊임없이 「전쟁」을 계속해왔다.
특히 북한 확성기는 92년2월19일 상호비방 중지를 주요내용으로 하는 「남북합의서」발효에도 아랑곳없이 비방을 계속하는등 양면성을 보였었다.
휴전이후 북한 확성기가 비난 방송을 중단한 것은 72년 7.4 남북공동성명에 따른 72년11월11일∼73년6월10일,10·26사건을 전후한 79년10월21일∼80년9월3일까지 두차례.그러나 당시에도 확성기는 침묵했지만 노동당중앙위 산하의 대남사업부가 관장하는 「구국의 소리」방송을 통한 비방,남한내부 침투공작은 계속됐었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은 엄숙한 분위기에서 초상을 치르려는 뜻 이상으로 해석하기 어려워 17일 장례식이후까지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이기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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