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주 폭락 전업종 “팔자”/김일성사망여파 증시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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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정상회담연기”에 영향/시간흐르며 투매 양상
김일성주석의 사망 발표가 나온지 하루반이 지난 11일의 주가는 일단 지난 주말보다 무려 20.15포인트가 빠진 「폭락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주가는 곧 빠른 회복세를 타기 시작하다가 정상회담연기소식이후 거의 전종목 폭락세로 돌아서 주식시장도 북한의 상황과 마찬가지로 「예측불허」의 상황을 연출했다.
또 이른바 「북방주」로 불리는 무역·건설 종목의 주가가 오전장 내내 맥을 못춘 대신,화학·화섬 일부종목등 많은 종목의 주가가 오전장에서 잠시나마 회복된 것을 보면 「대북 경협은 불투명하되 경제의 다른 분야에 미칠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일단 우세했다고 볼 수 있다.
김주석의 사망소식이 토요일이었던 지난 9일 증시 파장 이후에 전해져 당일의 주가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11일의 개장 시세는 김일성 사망에 대한 증시의 첫반응인 셈인데,일단「큰 악재」로 판가름난 것이다.
이날 주식시장은 장이 열리면서 무역주등 전종목에 걸쳐 「팔자」주문이 몰리면서 종합주가지수가 단번에 9백50선 밑으로 떨어지며 9백36·23에서 장을 시작했다.그러나 화학·화섬 일부종목등에 기관들의 「사자」주문이 점차 몰리면서 오르는등 풍문에 따라 시장이 심하게 출렁거렸다.
자금시장과 외환시장은 증시와는 대조적으로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회사채 시장에서는「일단 지켜보자」는 관망 분위기가 짙어 매물이 많지 않은 가운데 보합세를 보였고 외환시장은 고시시세(달러당 8백5원60전) 근처인 달러당 8백5 원50전∼8백5원70전 사이에서 거래가 이루어졌다.이에 앞서 지난 9일 주식시장에서는 오전 중에 있었던 북한의 중대발표 예고가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복귀할 것』이라는 설로 알려지면서 무역주들의 값을 끌어올렸고 이에 따 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7.42포인트 오른 9백56.38을 기록하는등 큰 변화를보이지 않았다.
한편 지금까지 김주석의 사망과 관련된 설은 주로 주말에 알려진 경우가 많았는데 대부분 주가를 크게 끌어올렸다.
지난 86년11월 일본의 외교가에서 돌던 김일성 사망설은 일요일(16일)자 일부 신문에 보도되면서 월요일(17일) 아침의 주식시장에 영향을 주었다.이날 아침부터 「사자」주문이 밀려들며 종합주가지수를 4·15포인트 끌어올렸다.
92년 5월에 홍콩의 증권가에서 퍼지기 시작해 우리 증시에까지 알려졌던 김주석의 위독설도 주말(토요일)에 퍼졌었는데,이 때는 86년의 사망설로 한차례 면역이 되어있었던 터라 주가가 오히려 7.01포인트 내렸다.증시관계자들은 『김일성 주석의 사망으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3단계 고위급회담등이 일단 유보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남북경협도 주춤해질 수 밖에 없어 주가가 단기간 하락할 가능성이 많으나 주말을 보내면서 우리 정부와 북한의 동향에 희망적인 것이 많아 주가가 금방 회복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11일 오전장 마감결과 종합주가지수는 토요일보다 15.54포인트 빠진 9백40.84를 기록했다.하한가 2백3개가 쏟아졌으나 화학·화섬등 일부종목에서 62개의 상한가가 나왔다.〈이용택·박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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