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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세평>자원보고 바다를 깨끗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해마다 여름 휴가철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바다를 찾는다.사람들이 모처럼 얻는 귀한 휴가를 바다에서 보내려고 하는 것은 피서도 피서려니와 아마도 바다에서만 접할 수 있는 그 색다른 정서적 감흥에 이끌려서일 것이다.복잡.혼탁한 도회생 활에 지치고찌든 우리의 심신은 이러한 바다로부터 생기를 얻고 활력을 되찾는다.그래서 바다는 조상대대로 고기잡이로 생계를 이어온 어부들에게 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고맙고 소중한 곳이다.
사실 우리가 여름 한철 피서차 무심히 다녀오는 이 바다는 과학적 시각에서 볼 때 지구의 열조절장치로서 생물들의 「생명유지」에 절대적 역할을 하고 있다.태양열의 방사에너지는 바다의 표충에서 대부분 흡수되어 복사열로서 해수에 저장된다 .
대기는 1년에 세계 연간 발전량의 약7천배에 해당하는 열을 운반하는데 그 대부분은 바다로부터 공급되는 수증기에 의한 것이다.약 1.4×1018t의 해수로 채워진 바다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쉬지 않고 쏟아지는 태양열을 아무 곳에도 저장 하지 못할것이다.이는 바다가 지구의 열조절기로서 그 역할이 얼마나 절대적인가를 말해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바다는 인류가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물질을 보유하고 있는 보물창고다.석유.석탄.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는 물론 금이나 백금.구리.망간.니켈 등 광물이 풍부하게 부존되어 있고,해수 자체에도 수많은 원소들이 용존되어 있어 기술개발 여하에 따라서는 이를 얼마든지 추출해 쓸수 있다.
바다에는 또 30만여종의 생물군이 있으며,이들 생물군의 재생산력은 육상생물보다 훨씬 높다.50g무게의 달걀은 5개월만에 그 30배인 1천5백g의 닭이 되는데 비해 0.01g도 못되는물고기 알은 부화 5개월만에 그 5만배인 5백g의 성어 가 된다.바다의 재생산력이 얼마나 큰가를 알 수 있다.바다가 인류에미래의 번영을 보장해 줄 지구상의 「마지막 미개척지」로 각광받는 것은 바로 이러한 바다의 풍요로움 때문이며,결국 우리 인류의 장래는 이 바다를 어떻게 잘 개발해 활 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수 있다.
여름 휴가철이 끝날때쯤이면 언론에 어김없이 보도되는 더럽혀지고 황폐해진 해변을 보노라면 금년여름은 또 어떨 것인가 싶어 벌써부터 마음이 무거워진다.바다에서 배우고 얻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은데 우리는 휴가철 바닷가에서 오히려 많은 것을 잃고 있는지 모른다.
금년 여름에는 바다를 찾는 모든 분들이 건강한 바다,깨끗한 바다와 만나고 그곳을 우리의 삶의 터전으로 가꾸어나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를 한번쯤 생각해보는 차분한 휴가가 되었으면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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