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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코트 늘 오늘만 같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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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별들의 잔치인 2003~2004 애니콜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역대 최다인 1만2천9백95명의 대관중이 몰려 지난 시즌 내내 반목과 갈등으로 얼룩진 코트를 말끔히 닦고도 남을 만큼 따뜻한 올스타전을 즐겼다.

이번 올스타전의 하이라이트는 경기 초반 터져 나온 찰스 민렌드(KCC).바비 레이저(오리온스)의 릴레이 슬램덩크도, 3점슛 콘테스트 챔피언 조성원(KCC)의 장거리포도 아니었다. 1쿼터가 끝난 후 한국농구연맹(KBL) 김영기 총재와 강동희(LG)가 프로농구 선수들의 정성을 모아 위암 투병 중인 왕년의 '특급 식스맨' 박재현(34)씨에게 격려금을 전달하는 순간이었다. 박씨는 열화와 같은 박수로 격려하는 관중을 향해 감격어린 목소리로 "농구계 선후배들의 관심과 배려에 감사하며 반드시 완쾌하겠다"고 다짐했다.

모비스.LG.KCC.KTF.오리온스 선수로 이뤄진 남부팀과 삼성.SBS.SK.전자랜드.TG삼보로 이뤄진 중부팀이 맞붙은 본경기에서는 중부팀이 1백26-1백25로 이겨 통산 전적에서도 5승3패로 우위를 지켰다.

3점슛 8개에 34득점을 한 중부팀의 문경은(전자랜드)은 기자단 투표에 의해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트로피와 2백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았다.

볼거리도 많았다. 김병철(오리온스)은 고려대 동기 전희철(SK)이 슛하려는 순간 간지럼을 태워 올스타전 사상 첫 테크니컬 파울을 기록했다. 김도명 심판은 터지는 웃음을 참으며 휘슬을 불었다. 전희철은 김병철을 졸졸 따라다니며 손으로 시선을 막는 것으로 보복(?)했다.

올해 처음으로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로 나눠 치른 슬램덩크 콘테스트에서는 전병석.알렉스 칼카모 등 SBS 선수가 우승을 독식했다. 칼카모는 바닥에 엎드린 네 명의 선수를 뛰어넘어 한손 덩크슛을 성공시켰다. 3점슛 콘테스트 결승에서는 조성원(KCC)이 15개를 성공시켜 12개에 그친 조우현(LG)을 눌렀다. 슬램덩크와 3점슛 챔피언에게는 각각 트로피와 1백만원 상당의 상품권이 주어졌다.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에는 프로농구 심판팀과 연예인팀, 중부팀과 남부팀 코칭스태프의 경기가 열렸다. 특히 심판팀-연예인팀 경기에서는 전창진(TG삼보).김태환(LG).장일(모비스) 등 감독들이 심판을 맡았다. 심판팀 감독인 유희형 경기위원장이 판정에 항의하다 전창진 심판에 의해 퇴장당하는 장면이 백미였다. 코칭스태프 올스타전에서는 전자랜드 유재학(16득점)감독이 맹활약한 중부팀이 58-45로 승리했다.

허진석.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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