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승용차.반도체 국제경쟁력 커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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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최근의 엔高는 엔貨 자체의 강세보다 美國의 헤지펀드(거대 투기성자금)들이 일시에 달러貨를 처분하면서 일어난「달러低」현상에가깝다. 또 각국 중앙은행이 헤지펀드들의 달러 매각을 막지 못하고 있어 美國의 금리가 단시간 내에 껑충 뛰지 않는한「달러低-엔高」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우리의 산업구도에서도 갈수록 기민한 대응이 절실해지고 있다.달러低-엔高의 속도와 폭에 따라 업종별 국제경쟁력도 크게 달라지는데 기존의 구도로는 이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日本노무라연구소의「엔高에 따른 日本주요산업의 국제경쟁력 전망조사」 보고서는 엔高가 계속되면 韓國은 특히 승용차.조선.반도체메모리.컬러TV.PET필름등의 분야에서 국제경쟁력이 크게 강화돼 사업전망이 매우 밝아진다고 분석하고 있다.
모두 44개 업종을 다룬 이 보고서는「달러당 90엔대」에서의韓國기업 사업전망에 대해▲6개는 상당히 유망해지고▲19개는 다소 유망하겠으며▲15개는 그래도 다소 어렵고▲4개는 엔高에 관계 없이 상당히 어려워질 것으로 각각 분류했다.
이 중 승용차.PBT.PET필름은 달러당 1백엔대에서도 사업전망이 좋은 편이며 만일 달러당 90엔대로 들어서기만 하면 전망이 부쩍 좋아지므로 이에 대비한 활발한 사업전개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한국의 주력수출품 중 하나인 승용차의 경우▲엔高로 日本의 경쟁력이 떨어진데다▲美國.日本이 대형.고급 승용차로 생산비중을 옮겨 가격에 민감한 소형차 시장에서는 경쟁이 덜 치열해졌으며▲日本이 잃고 있는 아시아.중남미 시장에서 소 형승용차의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어 완성차.부품 모두 수출여건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상용차.물류기계.의료기기.팩스.액정표시장치.폴리에스테르등은 달러당 1백엔대로는 어렵고,90엔대로 들어서야 비로소 사업전망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유압기계.산업용로봇.환경설비.이동통신무선부품등 기술수준이 크게 뒤진 분야는 달러당 90엔대가 돼도 사업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할 것으로 지적됐다.
기술력이 워낙 뒤떨어져 엔高에 기댈 수도 없다는 얘기다.
〈南潤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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