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탤런트 문성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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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성근이 그럴 줄 몰랐다.』 영화 『세상밖으로』를 보는 관객은허를 찔린다.주로 고민하는 현대 지식인의 모습으로 분장했던 문성근이 거침없이 욕을 해대며 너부러지는 모습은 자체가 코미디다.막 이송차량에서 탈출한 두 탈옥수 성근(문성근扮)과 경영(이경영扮)이 내뱉는 첫마디는 『×만한게』.
두 탈옥수와 길거리 한 여성(심혜진)이 등장하는 이 영화는 권력의 위선과 부정한 富에 던지는 격한 페이소스로 엮어져 있다.셋은 피에로일지언정 전혀 가당치 않은 허튼소리만을 쏟는 것은아니다. 무 헤픈 웃음과 도식적인 구성으로 인해 오락영화의 수준을 넘지는 못하지만 연일 관객이 모인다니 나름대로 길도 찾은셈이다. 『위선을 가장한 엄숙주의를 깨뜨리고 싶었습니다.엄숙주의는 진실과 인간적인 면들을 억압합니다.』 출연 제의를 받고 그는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존경받지 못할 권위와 공감얻지 못할 상식에 물든 사람들을 한번 비꼬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 는 이 영화가 犯法에 대한 지나친 희화화와 마지막 부분의 월북장면은 청소년들에게(이 영화는 미성년자 관람 불가)자칫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영화를 영화로보지 않고 지나친 기대를 갖고 보는 계몽주의 시각은 고쳐져 야한다』고 강조한다.
성실하고 겸손한 배우로,또 직장생활을 하다 연기생활에 뛰어든배우같지 않은 배우로 다가서는 문성근.『세상밖으로』의 탈옥수로부터 어깨가 축 늘어진 어눌한 노총각(『101번째 프로포즈』)이나 대책없는 난봉꾼에다 머리가 텅빈 기회주의자 (『그 섬에 가고 싶다』)까지 각양의 캐릭터를 소화해내고 있는 그는 진정한광대(그의 말을 빌리자면)임에 분명하다.
SBS-TV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보였던 깔끔하고 냉철한눈초리와 또박또박한 말투가 풍기던 지적인 모습은 이미 간데 없다.『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은 배우생활을 위해 좋지 않으므로 그만두겠다』는 말의 의미를 알 것같다.그는 장선우 감독의 애정물『너에게 나를 보낸다』,이현승감독의 도시감각 영화 『네온 속으로 노을지다』와 곧 촬영에 돌입할 박광수감독의 전태일 노동열사의 삶을 담은 『전태일』등에 잇따라 출연,톱스타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창피한 일인지 모르겠어요.중복 출연이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란 것을 알고는 있지만….그러나 배우가 부족한 현실인 만큼나를 원하는데까지 열심히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의 성공엔 풍부한 독서량과 사색하는 습성이 거름이 됐다고 그를아는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글:李揆和기자 사진:朱基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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