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오렌지족 낯뜨거운 미인선발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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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오렌지족 청소년들이 많이 모이는 업소중 하나로 알려진 서울 영동E관광호텔 지하J나이트클럽에서 이색 미인선발대회가 열려기성세대는 잘모르는 이들의 행태와 관련해 화제를 낳고있다.국내뿐 아니라 수입오렌지들 사이에서도「물좋다」는 평 판이 자자한 이 업소는 평소에도 오렌지차림이 아닌 20대 후반부터는 출입자체가 거의 불가능하고 오렌지족들도 평균 30분~1시간쯤은 기다려야 입장이 가능할 정도로 연일 성황인 곳이다.
20일 오후10시30분부터 열린「미스 J선발대회」는 통상의 미인대회와는 달리 가장 야하고 섹시한 춤을 춘,쉽게말해「오렌지미인」을 가리는 행사.
이날 나이트클럽 안에는 가슴만 달랑 가려 비키니수영복을 연상케 하는 티셔츠,입은건지 벗은건지 구별하기 힘든 초미니스커트 차림의 20대 초반 여자들과 반바지에 머리를 뒤로 땋아 묶고 귀고리를 한 또래의 남자등 3백여명이 입추의 여지 없이 들어차괴성을 질러대며「미인 등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체 지망자 80명중 열흘간의 예선을 거쳐 선발됐다는 결승후보 21명은 차례로 자기소개를 한뒤 무대로 걸어나와 오렌지족들의 환호를 받으며 미친듯이 몸을 흔들어댔다.
『섹시(Sexy),그자체 ○번 ×××입니다.』 저속한 자기소개,허벅지와 배꼽을 드러내며 자신이 얼마나 야한지를 보이는 솔로댄스,미인후보 2명이 서로의 몸을 비벼대며 추는 재즈댄스….
J나이트클럽측은 진.선.미에 뽑힌「오렌지 미인들」(?)에게 각각 5백만.3백만.2백만원씩의 상금을 즉석에서 지급했다.
주최측은 유명주류업체사장,인기탤런트,미국 유명양주회사 사장으로 소개된 외국인등을 심사위원으로 소개했다.
그러나 주최측은 세간의 비난을 의식해서인지 이대회에「지체부자유자 돕기 기금마련을 위한」이라는 낯간지러운 부제를 달았는데 1주일간 무대 한귀퉁이에 놓여진 모금함에는 불과 몇만원도 모금되지 않았다는게 웨이터의 귀띔.
이 나이트클럽의 기본요금은 국산양주 작은것 1병과 과일안주에14만원,수입양주로 기분내면 1백만원이 후딱 넘는다.
퇴폐와 향락을 조장하는 얄팍한 商魂이 오렌지족 청소년들과 그들의 탈선을 부추기고 있음을 보여준 현장이었다.
〈金政郁.鄭濟元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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