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인생기를살린다>1.사례로 본 氣의 실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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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건강과 장수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그동안 비과학적이라는 이유로 외면당하던 각종 仙術이나 仙法,그리고 丹田호흡.
氣功.氣功治療라는 말들이 마치 생활용어처럼 사용되고 있다.그중에서 단전호흡이나 腹式호흡,심지어 胎兒가 숨쉬던 방식인 胎式호흡등을 가르치는 각종 단체들은 자신들의 뿌리를 중국에서 혹은 우리의 전통적 역사속에서 찾아내 오랜 역사성이나 민족적 자존심에다 연관시키고 있다.그런가 하면 짧은 시간에 직접적인 체감효과를 느낄수 있도록 하는 氣功의 신비 주의적 측면을 내세워 일부에서는 신흥종교의 의식으로 사용되고 있기도 한다.어쨌든 이들의 공통점은 氣의 實存을 전제로 할 뿐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氣의 運行을 익히고 터득하면 각종 질병의 치료는 물론 무병장수할 수 있고,다소 허황되 게 들리기는 하지만 우주만물의 이치까지도 깨달을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있는데 있다.올바른 건강법으로의 활용을 위해 氣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본다.
[편집자註] 누가 氣를 보았는가.
아무도 氣를 본 사람은 없다.그러나 氣에 대해 관심을 갖거나직접 氣를 경험했다는 사람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그만큼 氣功이라는 이름을 가진 건강법을 놓고 혼자서 익히거나 공개적으로 배우거나,또는 기공이라는 이름의 치료를 받아본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지난달 15일 서울구치소에서 복역중인 국민당 朴哲彦의원이 탈장증세로 서울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16일만인 31일재수감됐다.
朴의원은 구치소안에서 단전호흡에 대한 서적을 읽고 혼자서 무리하게 훈련을 하다가 탈장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氣에대한 관심이 또한번 증폭됐다.
서양의 스트레칭과 비슷한 동작과 호흡법을 병행하는 氣功,그리고 호흡위주의 명상법,氣를 축적하고 돌린다는 運氣또는 行氣法,그리고 상상력을 극대화시킴으로써 잠재능력을 개발할 수 있다는 초능력개발법등 氣의 활동을 활성화시키는 방식을 놓 고 그 이름과 수련방식도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어떤 것이든간에 일단 관심을 갖고 꾸준히 하다보면 각종 心因性질환,예를 들면 신경성위염이나 장염.가벼운 불면증.스트레스로 인한 두통이나 요통.견비통등에는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氣의 역사나 氣의 본질,그리고 각종 호흡법.기공법등을 소개하기에 앞서 氣를 직접 체험한 사람들을 만나봤다.신희진은 일곱살난 여자어린이로 서울 위례국민학교 1학년이다.지난해 7월 신희진은 왼손 중지가 자동차 문틈에 끼인채 문이 닫히 는 바람에 첫마디가 몽땅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사진1〉 우여곡절끝에 서울의 J병원에서 접합수술에 들어간 것은 무려 6시간30분후.
그동안 아버지 愼용호씨(42.강동구둔촌동)는 절단된 부분을 생리식염수에 담가 보관하고 있었으나 병원측은 시간이 너무 경과되어 접합수술의 성공확률이 고작 10%안팎이라고 설명하면서 접합수술보다는 그대로 봉합수술을 권했다.
접합수술 1주일후 예상대로 절단됐던 부분이 새까맣게 변해가기시작했고 바늘로 찌르는 신경실험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게다가 부패가 진행돼 膿이 고이기 시작했다.
병원측은 재생가능성이 없다고 판단,재절단 봉합수술을 권유했고1주일후로 날짜를 잡았다.누군가「癌도 치료한다」는 氣치료를 한번 받아보라는 권유를 했다.
수소문끝에 한국運氣협회 李康元회장을 찾았고 氣를 통해 상태를진단한 李회장은 70%의 가능성을 확신했다.
운기협회는 본래 氣치료를 하는 단체가 아니고 회원들이 運氣法을 배우는 곳이다.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氣치료를 받는동안 수술은 이핑계 저핑계를 대가며 계속 연기시켰다.
한달후 결국 수술을 결정했다.그리고 수술3일전 붕대를 풀다가희진이의 손가락이 툭 떨어져나갔다.그러나 마치 매미가 허물을 벗듯 떨어져나간 그자리에는 새로운 손가락이 자라나고 있었다.
접합수술을 통해 붙여둔 손가락마디가 살아난 것이 아니고 그 속에서 새로운 손가락이 자라나고 있었던 것이다(사진2).11개월이 지난 지금 희진이의 손가락은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새로운 손톱이 자라고있다.접합수술 자국도 없다(사진3 ).
사람들은 기적이라고 말한다.반대의 경우도 있다.
D종합건설의 이사인 鄭창하씨(45)는 28년전 고교시절 뚜렷한 원인을 알수없는 허리병을 앓았었다.원인을 알수 없는 디스크증상. 洋醫.韓醫를 가리지않고 전전하던끝에 당시 세검정에 있던한의원에서 후일 국내에 단전호흡 붐을 일으킨 소설『丹』의 주인공 權태훈翁을 만났다.
당시만해도 단전호흡이라는 말조차 몰랐던 시절,鄭씨는 權翁으로부터 10여분에 걸쳐 호흡법을 배우게됐고 열심히 몰두한 결과 완쾌됐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대학에 진학한 후 각종 호흡법에 대한 문헌을 섭렵하게됐고「마치 파도처럼 밀려오는」또는「불(火)의 덩어리가 차례로 內臟器를 거쳐가는」氣의 실체를 경험하기도 했다.
그러나 매번 각종 부작용때문에 중도에 그만두기를 수차례.
이것들은 氣수련을 잘못하게 되면 겪게되는 偏差라는 걸 나중에알게 됐으나 丹田에서 뭉쳐진 氣가 위로 올라오다가 명치끝을 치받는 통증이 가시지 않으면서 만성소화불량상태가 계속되기도하고 氣가 목위로 오르면서 끝없는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했다.이름난 기공전문가들을 찾아다닌 끝에 기공전문치료를 겸하는 한의사 黃武淵씨(일심당한의원원장)를 만났고 지금은 잘못된 부분들을 바로잡고있다. ***부작용때문에 포기 氣功에 대해 이미 상당한 경지에 오른 鄭씨는 大倧敎의 원리글인「天符經」과「三一神誥」.「參佺戒經」등을 통해 시사된 우리 전래의 養生呼吸法을 연구중이다.
아무튼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지도자의 도움없이 단순히 한두권의 서적을 읽고 혼자서 호흡법을 시작한 사람들중에는 각종 편차에 시달리며 병원을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심지어 각종 幻聽과 幻視가 계속돼 정신과치료를 받는 사람들도 있다.그 럼에도 불구하고 氣를 찾고 氣수련의 길로 들어서려는 사람들은 많기만 해 대형서점에는 아예「氣코너」를 따로 마련해놓고 있을 정도다.
국내의 이같은 氣열풍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중국은 조금 과장해 말한다면 모든 문화의 시작이 氣로부터 비롯된다고 말할수 있고 일본 역시 10여년전부터 氣에 대해 관심이 일기 시작,중국과 氣에 대한 갖가지 학술교류를 계속해 오고있다. 최근에는 독일을 중심으로하는 초심리학 분야에서도 氣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있으며 미국에도 중국의 기공사들이 진출,건강강좌를 통한 기공붐을 일으키고있다.
이에따라 氣의 실체를 밝히려는 연구도 활발해지고 있고 동시에 생명존엄사상과 관련,모순과 한계를 느끼고있는 서구의 자연과학자들 사이에서도 氣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시점에 와있다.
〈金仁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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