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건강>20.産前관리(上)-임신초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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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의학적으로 임신 3개월까지를 임신초기라 한다.
이때 산모에게 나타나는 신체변화라야 구토증을 느낀다거나 자궁이 조금 커지면서 방광을 눌러 頻尿증상을 보이는 것이 고작이다. 그러나 태아에겐 일생을 통해 가장 중요한 기간이 바로 임신초기다. 이 기간중 성장을 마친 태아의 키는 불과 4㎝ 남짓,아직 남녀구별도 확실치않은 단계지만 이미 뇌와 심장등 주요장기는 물론 손가락.발가락까지 생기게 된다.
문제는 모든 임신과 출산관리가 산모편의위주로 되어있으며 특히임신징후가 뚜렷하지 않은 임신초기에 태아에게 소홀하기 쉽다는 것이다. 가령 출산휴가의 경우 많은 직장여성들은 분만예정일까지계속 출근하다가 아기를 낳은 뒤라야 법정휴가인 2개월을 쉰다.
이는 태아를 위해선 바람직하지 않으며 적어도 분만 한달전부터는 충분한 휴식과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신초기에 주의해야할 산전관리요령을 알아본다.
◇임신초기의 입덧=입덧은 임신때 나타나는 자연스런 생리현상이며 4개월쯤 지나면 자연히 없어지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속이빈 아침에 특히 심하므로 기름기가 적은 소량의 식사를 자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흔히 임신초기 입덧과 두통 을 감기몸살로잘못 알고 함부로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입덧이 심하다고 抗구역제를 복용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58년 개발돼 유럽지역에서 선풍적으로 판매된 임신입덧치료제 탈리도마이드가 대표적인 사례로 독일에서만 3년사이에 5천건이상의 팔다리가 짧은 기형아가 태어났으며 제약회사는 엄청난 배상금때문에 졸지에 도산하고 말았다.
◇임신과 약물=결론적으로 말해 비타민 영양제를 제외한 어떠한약물도 태아에겐 해롭다고 봐야한다.흔히 아스피린 정도는 괜찮은것으로 생각해 진통.해열제로 쓰는 경우가 있으나 아스피린 역시자궁내 태아사망과 저체중 출생아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이미 나와 있으므로 삼가야한다.
다만 산모에게 원래 다른 질병이 있어 약물치료를 해야한다면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산모에 미치는 득실관계를 따져 복용여부를결정해야한다.
한약복용도 신중해야한다.보약이란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한약성분중엔 약리작용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것도 많다는 것.따라서 태아의 신체조직이 형성되는 임신초기의 한약복용은 삼가는 것이 좋다.
◇태아를 위한 영양공급의 원칙=입맛이 없다고 편식하지 말고 골고루 먹는 것이 원칙이다.산모가 다소 비만하다 하더라도 임신중 다이어트는 좋지않다.분만후 태아를 위한 모유공급에 산모의 피부밑에 쌓인 지방이 중요한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사람몫의 영양분이 더 필요한 셈이므로 전체적인 칼로리섭취량은 남자 1일 권장량과 비슷한 2천5백㎉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것. 이는 일반여성에 비해 하루 밥 두그릇 정도의 열량이 추가로필요함을 의미한다.
1개의 수정란에서 태어날 때까지 태아의 체중 증가는 무려 60억배나 될 정도로 임신부의 자궁에서는 활발한 신진대사가 일어난다. 따라서 이를 화학적으로 도와주는 비타민이 임신중엔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거나 비타민제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임신부중엔 특정음식을 몹시 먹고 싶어하거나 때론 음식물이 아닌 것도 먹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되는 수가 많다.
이는 철분결핍 때문에 생기는 현상으로 태아의 혈액을 만들기 위해선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의 철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철분이 많이 든 계란노른자나 사과등이 도움이 되나 증상이 심한 경우 철분함유 영양제를 쓸 수 있다.
◇임신부의 신체활동=운동은 필수적이다.난산이나 산후조리가 잘못돼 생긴다는 요통의 상당수도 과거 임신중 신체활동을 너무 두려워했기 때문이다.특히 복부와 허리근육을 강화시켜줄 수 있는 운동이 좋다.수영과 걷기등이 이 시기의 임신부에게 좋은 운동으로 권유된다.
운동도중 산모가 호흡한 많은 양의 신선한 산소가 혈액을 타고태반으로 건너가 아기에게 그대로 전달된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이 시기에 너무 몸을 사리는 것도 아기를 위해서는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洪慧杰기자.醫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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