戰時행동요령 내무부 수정판 만들어 반상회 배포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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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장거리 미사일 개발과 차량 홍수로 인해 6.25 때와 같은무작정 피난은 오히려 화를 자초하니 유사시엔 집에서 방송을 들으며 정부의 안내에 따라 행동합시다.』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탈퇴선언등 북핵문제로 남북간 긴장상태가 고조되고 있는가운데 내무부가「戰時국민행동요령」수정판을 마련했다.
오는 25일 반상회를 전후로 배포될 예정인 이 수정판은 만화와 함께 설명이 곁들여진 18쪽 짜리 소책자와 두쪽짜리 요약분등 두가지.
소책자는 2만여부가 제작돼 일선 시.도에 배포되고 요약분은 가구당 하나씩 배포될 계획.
수정판은▲공통행동요령▲경보의 종류와 행동 요령▲전시대비 준비물자등 크게 세항목으로 돼 있는데 83년 처음 제작된 구판에 비해 화생방전때의 행동요령을 구체적으로 밝혀 북한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하도록 배려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를테면「핵 폭발시는 웅덩이.담벽등 엄폐물을 이용,핵 폭발 반대방향으로 신속히 엎드려 눈을 감고 귀를 막는다」「핵 폭풍이 완전히 멈춘후 일어나고 낙진이 예상되면 방독면을 착용하되 가급적 실외활동을 금한다」는등의 내용이 새로 포함됐다.
또한 이번 수정판은『6.25때와 같은 무작정 피난은 안된다』고 못박은 점도 눈에 띄는 대목.구판은『모든 국민은 현재 살고있는 곳에서 국군을 도와 적과 싸우지 않으면 살아 남을 수 없다』고 기술돼 있다.
내무부 관계자는『만약 전쟁이 나면 미사일이 날고 공중에서 게릴라가 투입되는 새로운 양상의 무서운 전쟁이 돼 어디에 피난가고 어쩌고 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 예상된다』며『더구나 차량의 폭발적 증가로 너도나도 피난길에 나설 경우 또 다 른 혼란이 올수 있다』고 말한다.
신.구판은 공통적으로 전시에 대비해 가구별로 15일~1개월분의 식량과 연료,식기.버너등 취사도구,담요와 배낭.라디오.손전등.양초.성냥과 가정용비상약품등을 준비하도록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수정판은 현재 주부들사이에 성행하고 있는 생활 필수품의 사재기 행위에 대해서는『유사시엔 정부의 배급제 실시에 협조해야지 사재기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鄭順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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