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모두 「선진국배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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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전·현직 노조간부 해외연수·경찰 자기개발 수련등 화제/경찰/전경 2만명에 독일식 인성교육 실시/본보 「경찰」시리즈서 아이디어
지난해 중앙일보가 연재한 「경찰과 시민사회」 시리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서울지방경찰청이 경찰사상 최초로 서울시경 기동대소속 전투경찰 2만여명을 대상으로 색다른 「인성교육」을 시행할 방침이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시경이 「전투경찰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게 된 것은 독일 시위진압 경찰이 시위진압 훈련에 앞서 자제력·극기훈련을 받음으로써 이들의 난폭행위에 대한 시민들의 항의가 80%나 줄어들고 경찰의 인성 또한 크게 향상됐다는 지난해 10월19일자 중앙일보 보도.
전투경찰의 교육 및 훈련을 책임지고 있는 서울시경 경비계소속 직원들은 이 보도를 계기로 지난달 초부터 한달간에 걸쳐 독일경찰과의 업무협조와 독자적 자료수집 등의 노력끝에 독일경찰의 인성훈련에 한국적 특수성을 고려한 「기동부대원 자기개발 수련계획」이라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완성했다.
8월부터 본격 시행될 서울시경의 자기개발수련은 서울시경 소속 전경들을 3박4일간 순차로 교육시설에 합숙시키면서 강연·연극 및 VTR시청·명상·단전호흡·마인드컨트롤·예절교육 등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의 정서순화·자제력·극기력 향상을 꾀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프로그램을 입안한 서울시경 경비계 안종국경위(45)는 『이번 교육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전국의 전경은 물론 일반경찰에게도 교육을 확대,선진국 수준의 문민경찰의 탄생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경위는 또 『중앙일보의 경찰시리즈를 소책자로 만들어 이번 교육에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표재용기자>
◎노동계/미국·스웨덴등 노사관계 견학/“변해야 한다”… 정부 경비지원 받아들여
재야 노동운동단체들이 정부로부터 경비일체를 지원받아 선진국의 노사관계 견학에 나서기로해 새로운 노사관계 정립 움직임과 관련,관심을 끌고 있다.
노동계에 따르면 「주간 노동자신문」 발행인 이태복·전국대학노련 위원장 유대연·전국시설 노조연맹위원장 안중원·전 현대미포조선 노조위원장 김영환·전 서울지하철공사 노조위원장 최낙용씨 등 전·현직 노조간부 19명과 숙명여대 김장호교수(노동경제학) 등 20명이 12일부터 14박15일 일정으로 독일·스웨덴·미국 등을 방문,이들 국가의 노사관계·노동운동 실태 등에 대해 견학할 예정이다.
경비는 항공료·교통비조로 3백50만원,여비 등 부대비용 1백97만원 등 1인당 5백47만원씩 모두 1억여원이며 정무 제1장관실에서 전액 부담하게 된다. 이들이 방문할 주요단체·기업은 독일의 금속노조(IG­Metall)와 벤츠·오펠사,스웨덴의 노동조합총연맹(LO)과 에릭슨사,미국의 노조총연맹(AFLCIO)과 제록스사 등이다.
연수단장 이태복씨는 『세계경제가 하루가 다르게 경영합리화를 추구하고 있고 노조도 이에 발맞추고 있는 실정』이라며 『우리도 변해야 된다는 당위성에 인식을 같이하고 외국의 선진노사관계와 노동운동 사례를 배우는데 굳이 정부의 지원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무 제1장관 제3조정관실 김만권사무관은 『참가자 및 방문지 선정 등의 전체 연수계획은 노동운동단체의 추천과 참가자들의 합의에 의해 이뤄졌으며 정부는 연수경비 지급·비자발급 등 행정적 지원만을 담당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수는 정부의 민간단체 해외연수 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이뤄지는 것으로 지난달 5일에는 경실련·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 실무자 18명이 독일 등 4개국의 환경실태를 보름동안 견학했었다.<양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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