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친절운동 대구보훈병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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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40년동안 온갖 병원을 다 돌아다녔지만 이런 곳은 처음봤어.며느리라도 이렇게는 못하지.그럼….』 6.25전상자로 40여년간 투병생활에 지쳐 신경이 극도로 날카로워진 환자들이 간호사들 칭찬에 열을 올린다.
『간호사의 정성어린 보살핌에 늦게나마 조금씩 병마의 시름을 잊을 수있다』는게 환자들의 한결같은 얘기.
대구시달서구도원동748-.
울창한 숲이 우거진 뒷산과 앞에 펼쳐진 저수지를 굽어보는 곳에 자리잡은 대구보훈병원이 문을 연 것은 지난해 2월12일.
24명의 의사와 간호사 1백40명.사무직원등 3백명의 인원이6.25전상자 1백2명을 포함한 2백40명의 보훈대상자를 돌보는 곳이다.
『국가를 위해 신체의 일부분을 바친 환자들을 대할 때마다 고개가 숙여질 수밖에 없지요.그분들에게 조그마한 기쁨이라도 줄 수 있다면 무엇이든 못할게 없지요』라고 한 金순희간호과장(58)은『사명감을 갖는 것이 신바람나게 일하는 것이고 그것이 간호사의 임무』라고 강조한다.
환자들의 짜증과 바쁜 일과에 쫓겨도 싫어하는 내색을 하는 사람은 없다.
『이 병원 간호사들은 정말 백의의 천사입니다.환자를 가족 보살피듯 하는것이 어디 쉬운 일입니까.』 입원한지 두달됐다는 朴해필씨(69.경북경주군내남면명계리)는『덕분에 건강이 많이 좋아져 곧 퇴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기관지질환으로 입원한 보훈대상자 孫영민씨(68.경북경주군현곡면하구리)도『아침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꼬박꼬박 챙겨주는 곳은 이 곳밖에 없을 것』이라며 밝게 웃는다.
지난 3월에는 상이군경회 대구시지부에서 간호과에 감사패를 보내왔고 정성스레 보살펴줘 고맙다는 편지가 나날이 쌓여가고 있다. 「환자를 가족처럼 돌보자」는 친절운동을 벌이고 있는 이 병원 李정수관리부장(54)은『간호사들이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힘을합쳐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병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씻기위한 간호사들의 노력이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大邱=洪權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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